안전 사각지대 시내버스 … 사고 4년새 56% 늘어
조작실수·車결함 사고 급증
사람 친 사고도 39% 늘어
시민들 안전 우려 커져
버스기사 "배차간격 맞추려
무리한 운행 많아" 하소연
지난 6월 7일 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 오송역에서 내린 승객들을 태운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버스가 인도로 돌진해 상가 건물을 들이받았다. 인도를 걷던 어머니가 아이의 팔을 끌어당겨 가까스로 사고를 피했고, 버스에 탄 승객 6명 중 1명은 찰과상을 입었다. 버스는 자전거대여소를 들이받고 그늘막을 산산조각 낸 이후에야 건물과 충돌하며 멈춰 섰다. 이로부터 열흘 뒤인 6월 18일 세종시 다정동에서는 시내버스가 그대로 버스정류장을 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버스가 정류장에 강하게 부딪치며 인근에 있던 남학생이 유리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시내버스 사고가 최근 4년 새 증가하면서 시내버스가 정류장이나 건물을 들이받는 시내버스 단독 사고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세종서 시내버스 사고 150% 급증
9일 경찰청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버스 교통사고는 5898건으로 2021년 3788건 대비 56% 증가했다. 특히 버스 운전자의 조작 실수나 차량 결함 등으로 일어난 시내버스 단독 사고는 지난해 2305건으로 같은 기간 100% 급증했다. 또 시내버스 대 차 사고는 2258건으로 4년 전 대비 42% 증가했고, 시내버스 대 사람 사고 역시 1335건으로 39% 늘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살펴보면 울산·전남·제주를 제외하고는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급증한 지자체는 세종이었다. 4년 새 18건에서 45건으로 증가했다. 증가율 150%다. 인천 98%, 경기 북부 83%, 경북 78%, 서울 70% 등이 뒤를 이었다.
버스 운전기사 고령화에 따른 인지능력 저하와 정시성 평가라는 경직된 관리 시스템이 맞물려 시내버스가 도로 위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연희 의원은 "최근 시내버스가 인도나 정류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단순히 운전자 개인의 부주의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운수종사자 고령화와 운행시간, 휴식시간, 차량 안전관리 등 구조적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65세이상 고령 버스기사 확 늘어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모든 지자체에서 65세 이상 고령 버스기사가 2021년 대비 증가했다. 세종시 고령 버스기사는 2021년 24명에서 올해 137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강원 185%, 충북 126%, 충남 121%, 경남 112% 등 1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한 지자체가 수두룩했다.
문학훈 오산대 교수는 "버스기사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고령 운전자들의 인지능력 저하 문제가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운수회사가 정년이 도래한 버스기사들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정시성 평가가 꼽힌다. 버스 운전기사들은 사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배차간격에 쫓길 수밖에 없는 운행 구조를 토로한다. 시내버스는 앞차와 뒤차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 신호를 무리하게 통과하거나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24년째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조 모씨(62)는 "배차간격을 맞추려면 노란불을 보고도 '이 신호를 넘어가야 시간을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12년간 버스를 운행해온 유 모씨(57) 역시 "신호를 한 번 놓치면 앞차와 차이가 3분 이상 벌어지기 일쑤"라며 "시가 '배차 정시성'에 따라 회사를 평가하다 보니 배차간격을 자주 지키지 못하면 회사에서 기사에게 징계를 주거나 압박이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불규칙한 휴식시간도 문제로 꼽는다. 유씨는 "휴식시간을 포함해 5시간 단위로 운행하고 있는데, 도로가 막히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버스 운행이 길어지는 만큼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일주일에 한두 번만 이런 순번이 걸려도 체력에 부친다"고 말했다. 15년 차 버스 운전기사 김 모씨(50)는 "고령 운전자들의 경우 경험 부족보다는 졸음운전 등 피곤해서 실수로 내는 사고가 더 잦다"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 /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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