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479기 드론·미사일 공격
최근 4주 동안 주요 도시 공습 강화
“공격 집중해 심리적 타격 노려”
러, 매달 총 5200기 드론 생산 추정
러시아가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자국 공군기지와 전투기가 타격을 입은 이후 매일같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규모 자폭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CNN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가 즉각 보복 공격을 감행한 지난 1일에는 하루 만에 무려 472기의 드론이 발사됐으며,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가 단행한 가장 큰 드론 공습 중 7건이 최근 4주 동안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은 지난해 가을 이란에서 도입한 샤헤드 자폭 드론의 국내 대량생산 체계를 완비한 이후 거세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소속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티나 하워드는 러시아가 매달 2700기의 샤헤드 드론과 2500기의 방공망 교란용 디코이(기만체) 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수치 덕분에 러시아는 하룻밤에 300기 이상, 심지어 400기 이상의 드론을 날리는 행위를 더 자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하루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흑해 항구 도시 오데사를 표적으로 삼고, 다음 날에는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를 공격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키이우 소재 싱크탱크 라줌코우 센터의 외교안보 전문가 올렉시 멜니크는 “이곳저곳을 조금씩 겨냥하는 대신 공습을 집중시킴으로써 충격량과 심리적 측면에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공습 표적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최근 4주 동안 러시아의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5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민간인 부상자도 900명이 넘는다.
서방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를 약화하고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공습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러시아 드론이 기관총 사거리를 넘어서는 높은 고도로 비행해 공격을 감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대응은 더 어려워졌다.
낮에는 우크라이나 대법원 판사로 일하고, 밤에는 고층 건물 옥상에서 대공용 기관총을 잡는다는 유리 추마크 판사는 “과거에는 러시아 드론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 낮게 비행했지만, 최근에는 2∼5㎞ 상공을 비행해 기관총으로 격추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미사일을 사용해야 하지만,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대공 미사일 숫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레이더에 걸리는 고도로 드론을 날려 보내고 있는 것도 이를 노린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 샤헤드 드론 격추를 위해 미국이 제공하기로 했던 방공 미사일 2만기가 이스라엘을 위해 재배치됐다”며 “이는 엄청난 타격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