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중의 별’ 김서현 “요즘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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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끝 움직임 심한 내가 ABS 수혜자”
한화 최연소 21세에 20세이브 기록
1순위 입단후 제구력 난조 2군행
“김경문 감독이 믿어주셔서 올라와”

올 시즌 처음 마무리 투수를 맡은 프로야구 한화 김서현은 구단 역대 최연소 20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팀이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이맘때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에 나섰던 김서현은 올해 새로 문을 연 안방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1군 올스타전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서현은 올스타 팬 투표 역대 최다 득표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화 제공

올 시즌 처음 마무리 투수를 맡은 프로야구 한화 김서현은 구단 역대 최연소 20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팀이 전반기를 1위로 마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이맘때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에 나섰던 김서현은 올해 새로 문을 연 안방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1군 올스타전 데뷔를 앞두고 있다. 김서현은 올스타 팬 투표 역대 최다 득표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화 제공
프로야구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은 신인이던 2023년 기록한 개인 통산 1호 세이브 기념구가 없다. 구단은 보통 신인 선수의 통산 1호 기록 기념구를 챙겨준다. 하지만 김서현이 1호 세이브를 달성한 그해 5월 12일 SSG전은 최원호 당시 한화 감독의 부임 첫 승 경기이기도 했다. 김서현은 “앞으로 더 높은 기록을 기념하는 공을 가져가겠다”며 최 전 감독에게 공을 양보했다.

프로 3년 차인 올해 김서현은 벌써 21세이브를 수확했다. 한화 투수가 20세이브를 거둔 건 2019년 정우람(은퇴·26세이브) 이후 5년 만이다. 김서현의 20세이브는 구단 최연소 20세이브 기록이기도 하다. 이 같은 활약을 발판 삼아 김서현은 올해 올스타 팬 투표에서 총 171만7766표를 얻어 KIA 양현종이 2022년 세운 역대 최다 득표 기록(141만3722표)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맘때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에 나섰던 선수가 1년 만에 1군 무대 ‘별 중의 별’로 빛나게 된 것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올해 새로 문을 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12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 최근 안방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만난 김서현은 “요즘 야구 팬들이 많아진 덕분에 최다 득표 기록까지 세운 것 같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제 기념구가 꽤 많아졌겠다’는 질문에 김서현은 “올해 10, 20세이브 공은 다 받았다”고 웃으며 “그 대신 (3월 29일) 새 구장 첫 세이브 공은 구단 사료실에서 전시한다고 해서 드렸다. (4월 5일) 팀 통산 1100세이브 공도 그 경기 (최성용) 기록위원님 3000번째 경기라고 해서 드렸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든든한 조력자’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과 함께 나섰던 김서현. 동아일보DB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든든한 조력자’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과 함께 나섰던 김서현. 동아일보DB
‘어디로 튈지 모르는 루키’가 2년 만에 ‘최연소 20세이브 마무리’로 자랄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베테랑 김경문 감독(67)의 묵직한 믿음이 있었다. 김서현이 ‘무서운 분’으로만 알고 있던 김 감독은 지난해 부임 닷새 만에 김서현을 불러 쇠고기를 사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했지만 제구 난조로 당시 2군에 머물던 김서현은 “트레이드 고민이나 잠을 잘 못자는 얘기까지 다 했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덕에 이렇게 금방 올라올 수 있었다”고 성장 이유를 설명했다.

데뷔 첫해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던 김서현은 지난해 37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올해는 41경기 1.59로 해마다 평균자책점을 절반 수준으로 깎고 있다. 김서현은 “내가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의 최대 수혜자”라며 웃었다. “나는 볼 끝의 움직임이 심한 ‘지저분한 공’을 던진다. 예전에는 이 공이 존 바깥으로 빠져 보여 볼 판정을 받곤 했다. ABS에서는 스트라이크로 더 자주 잡힌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다진 토양에 매일 물을 주는 건 베테랑인 양상문 투수코치(64)와 올 시즌 불펜 포수로 합류한 친형 김지현(27)이다. 김서현은 “코치님은 항상 (마무리 투수는) 자신감이 절대 떨어지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형이 불펜에서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새 구장에서 새 역사를 써가는 김서현은 “올 시즌은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고 무조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 목표였던 ‘20홀드’는 ‘20세이브’로 초과 달성한 지 오래다. 하지만 목표치를 올릴 생각은 없다. 김서현은 “팀이 잘해서 세이브 기회가 많았던 것뿐이다. 이제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만년 하위권이던 한화는 올 시즌 김서현 등의 활약 덕에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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