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날개 단 우리금융…동양·ABL생명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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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그동안 이익 대부분을 우리은행에 의존하던 우리금융은 작년에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보험사까지 자회사로 품으면서 금융그룹으로서 더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우리금융은 새로 인수하는 두 보험사와 기존 계열사 사이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자산관리(WM), 자금 운용 등 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10년 만에 보험사 품어

금융위는 2일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이 작년 8월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동양생명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34조5472억원으로, 국내 6위 규모 생명보험사다. ABL생명 총자산은 18조7643억원으로 12위다. 두 회사가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면 우리금융 총자산은 기존 526조원에서 579조원 규모로 불어난다.

보험사 인수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이다. 우리금융 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에 육박할 정도로 은행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3조394억원으로, 우리금융(3조860억원) 연간 순이익의 98.5%를 차지했다. 하지만 동양생명(3143억원)과 ABL생명(1051억원)의 지난해 순이익이 우리금융 실적으로 포함되면 우리은행 의존도는 86.7%로 낮아진다.

우리금융은 2014년까지만 해도 우리아비바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비대해진 우리금융을 해체하고 자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리아비바생명(현 iM생명)은 2014년 농협금융지주로 넘어갔다. 당시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패키지로 인수한 농협금융 회장이 현재 우리금융 수장인 임종룡 회장이다.

◇금융위, ‘조건부’로 승인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것을 보험사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강등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새로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선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하는데, 2등급에 미달하면 개선을 조건으로 승인을 내줄 수 있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5년간 1000억원을 투입해 내부통제 관련 시스템과 인프라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지주사의 준법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도 더 안정화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 초 열릴 동양생명과 ABL생명 주주총회에서 인수대금 납입 등을 통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보험사 운용자산을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룹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자회사 편입 이후 협업 체계가 본격 가동될 수 있도록 미리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진/서형교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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