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 부동산 업계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인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며 경제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꼽히는 반도체 산업이 정부의 집중 지원을 받으면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데 이어 당선 후에도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명시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부동산 업계는 용인·평택·이천 등 기존 산업 거점을 중심으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강화와 인허가 패스트트랙 도입, 전력·용수 등 인프라 지원 등 새 정부의 반도체 종합 전략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정부 지원으로 개발사업에 속도를 낼 경우 주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 및 상업용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용인 원삼면 일대에서 415만여m²로 조성하는 일반산업단지와 용인 이동·남사읍에 710만m² 규모로 개발, 삼성전자와 협력기업이 입주할 국가산업단지로 이뤄진다.
SK하이닉스는 일반산업단지에 총 4개의 팹(반도체 생산시설) 가운데 첫 팹을 올해 2월말 착공, 2027년 완공 예정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달 초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토지보상 계획을 공고, 수용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용인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신규 아파트 분양이 완전판매되면서 후속 공급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시 아파트 거래량은 1만1832건으로 전년(9222건)보다 28.3% 늘어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사무실 수요증가가 예상되면서 대형 지식산업센터도 주목받고 있다. 용인 영덕동에 연면적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보다 크게 조성되는 ‘신광교 클라우드 시티’의 계약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생명은 속도전에 달려 있다”며 “정부 지원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소부장 기업들의 실증공간인 미니팹이 조기에 구축되면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