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따라 골프선수 된 이동은,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 첫 승 "인내했더니 좋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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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최종 13언더파 우승
지난해 프로 데뷔 42개 대회 만에 첫 승 신고
부모 모두 프로골퍼 출신, DNA 물려 받아
아버지에게 배운 스윙 덕에 자연스럽게 장타자
신인 김시현 2주 연속 준우승, 황유민 3위

  • 등록 2025-06-16 오전 12:10:00

    수정 2025-06-16 오전 12:10:00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프로 데뷔 2년 차 이동은이 대한골프협회(KGA) 주관으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에서 프로 데뷔 42번째 대회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동은이 15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뒤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한국여자오픈 대회조직위)

이동은은 15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이동은은 신인 김시현(12언더파 276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내셔널 타이틀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에 성공한 선수는 김미회(1990년), 이오순(1992년), 김영(1999년), 강수연(2000년), 송보배(2004년), 이지영(2005년), 양수진(2010년), 정연주(2011년), 전인지(2013년), 박성현(2015년), 노승희(2024년)에 이어 이동은이 12번째다.

지난해 데뷔한 이동은은 프로골퍼 출신 부모를 따라 골프선수가 됐다. 이동은의 아버지 이건희 씨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어머니 이선주 씨는 KLPGA 투어 준회원(세미프로) 출신이다. 골프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고,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남자처럼 강한 스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장타자가 됐다.

루키 시즌 성적은 준수했다. 30개 대회에 참가해 8번이나 톱10을 기록했고,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54.14야드로 윤이나와 방신실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올 시즌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공동 5위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공동 3위 △E1 채리티 오픈 공동 4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공동 8위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장타력은 더 강해져 평균 260.1야드로 전체 1위, 그린적중률도 높아져 78.85%로 1위에 올랐다.

샷과 비교해 퍼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으나 이번 대회에선 라운드 당 평균 1.733개(11위)를 기록해 우승에 필요한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췄음을 증명했다. 이날 우승으로 부모가 프로 무대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도 이뤘다. 부친 이건희 씨는 프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이동은은 경기 중반까지 이어진 순위 싸움에서도 차분한 경기를 이어가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2개 골라내 1타 차 선두를 지켰다.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14번홀(파4)에서 약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1타 차 선두로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승부는 이동은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16번홀(파5)에서는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95m 남기고 두 번째 친 공을 그린 뒤로 보냈고 어프로치로 홀 20cm에 붙여 탭인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김시현은 이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2개 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로 달아난 이동은은 남은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해 우승을 확정했다. 김시현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마지막까지 추격했으나, 1타 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이다.

이동은은 “다른 대회보다 차분하게 경기하다 보니 잘 풀렸던 거 같다”며 “13번홀에서 보기 이후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는데 14번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가 들어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우승 경쟁을 놓친 적이 많아 아쉬웠으나, 성장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인내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힘든 생활에도 누구보다 응원해 주신 부모님 덕분에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다. 후원사와 팬들에게도 모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동은은 우승상금 3억 원을 받아 시즌 총상금 4억 9954만833원으로 19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한편 황유민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쳐 3위에,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 노승희는 4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이동은이 1번홀에서 그린공략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사진=한국여자오픈 대회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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