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기는 건강에 이로울까, 해로울까?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 먹는 게 적정할까?
우선 붉은 고기의 건강상 이점과 위험 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붉은 고기의 장점근육 성장을 돕는다.
붉은 고기에 풍부한 단백질은 근육 형성과 신체 활동 후 근육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울러 근육 합성과 회복에 필요한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신체 건강에 중요한 크레아틴, 비타민 B, 아연, 철분도 함유하고 있다.
적색 육은 포만감 유지 효과가 크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포만감을 더 크고 오래 유지시켜 준다.
무엇보다 맛있다.
먹는 즐거움은 인간이 포기하기 어려운 본능이다. 붉은 고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고기보다 맛있다.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심장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23년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적색 육은 그대로 먹든 가공육 형태로 섭취하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전문가들은 붉은 고기의 높은 포화지방 함량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붉은 고기는 닭고기나 오리고기와 같은 백색 육에 비해 포화지방 함량이 높다. 붉은 고기로 만든 가공육은 사용하는 부위의 특성에 따라 포화지방 함량이 특히 더 높다. 미국 심장협회는 일일 총 칼로리에서 포화지방 비중을 6% 이내로 제한 할 것을 권장한다. 2000칼로리를 섭취한다면 120칼로리, 즉 13그램에 해당한다.
특정 암 위험을 높인다.
미국 암 연구소는 붉은 고기를 일주일에 350~5000그램(조리 후 무게)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를 초과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2024년 국제 학술지 ‘암 역학, 바이오마커 및 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붉은 고기와 적색 육으로 만든 가공육은 대장암 위험을 각각 30%와 40% 증가시킨다.
2021년 유럽 역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적색 육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결장암, 직장암, 폐암, 간세포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1군(최고 위험 등급) 발암 물질, 적색 육을 2군 발암 물질로 규정한다.
제2형 당뇨병과도 관련 있다.
특히 붉은 고기에 풍부한 철분인 헴철(Heme iron)과 포화 지방이 주요 당뇨병 유발 요인으로 여겨진다. 2024년 저명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린 메타 분석(기존 연구들을 새롭게 종합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붉은 고기로 만든 가공육(소시지와 델리미트 등)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64% 더 높았다.
붉은 고기, 적정 섭취량은?
세계 암 연구기금(WCRF)은 일주일에 세 끼 이하, 조리된 무게로 350~500그램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조리된 붉은 고기 500그램은 생고기 700~750그램에 해당한다. 아울러 가공육은 아예 먹지 않는 게 최선이며, 먹는다면 최소량만 먹으라고 조언한다.
영국 대장암 협회(bowelcanceruk) 역시 붉은 고기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일주일에 500그램(조리된 무게)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면서 베이컨, 햄, 소시지, 살라미와 같은 가공육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뉴질랜드 심장재단(heartfoundation)은 심장 건강을 위해 조리 후 무게 기준 주당 350그램 이하 섭취하되 3번에 나눠 먹을 것을 권장했다. 즉 한 번에 120그램(조리 후 무게)을 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덴마크 환경과학자들이 지구의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적정 육류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일주일에 255그램으로 나타났다. 닭 가슴살 두 쪽 정도다. 현재 미국과 유럽인의 평균 육류 소비량 대비 1/6과 1/10 수준이다.
최근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 환경을 위해서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
적색 육 특히 소와 양은 배설물과 사료를 통해 엄청난 양의 메탄(이산화탄소보다 28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과 아산화질소(이산화탄소보다 270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식단에서 배제해야 할 식품 목록으로 꼽혔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