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야영지 옮겨놓은 듯…나그네 위로한 악뮤 ‘소문의 낙원’ 투어

1 week ago 11

사막을 가로지르는 낡은 자동차 한 대가 거대한 전광판에 등장했다. 고깔모자를 쓴 연주자의 경쾌한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자, 무대 뒤편에서 ‘AKMU(악뮤)’라는 번호판을 단 자동차가 실제로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한 프릴 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은 이찬혁과 이수현이 차에서 내리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사막을 떠돌던 유랑악단이 낯선 마을에 도착해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듯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남매 듀오 악뮤의 전국투어 콘서트 ‘소문의 낙원’은 삶에 지친 나그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구현했다. 사막의 야영지를 옮겨 놓은 듯, 무대 곳곳엔 천막과 바위가 놓였다. 일반적인 일자형 무대 대신 중앙에 도넛 형태의 원형 무대를 설치해 사방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악뮤는 ‘봄색깔’을 시작으로 ‘벌레를 내고’, ‘옳은 사람’, ‘우아한 아침 식사’, ‘햇빛 블레스 유(bless you)’ 등 올 4월 발매한 정규 4집 ‘개화’의 수록곡을 연달아 불렀다. 이수현의 청명한 목소리를 이찬혁의 편안하면서도 탄탄한 화음이 받쳤다. 고깔모자를 쓴 관악기 연주자와 깃털 장식 모자를 쓴 드러머, 음악에 맞춰 춤추는 무용수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악뮤의 깃발을 든 기수들이 객석 통로를 행진하는 등 공연장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관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공연이기도 했다. 이찬혁은 “놀 준비가 됐느냐”고 우렁차게 외친 뒤, 함께 스트레칭을 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소문의 낙원’에서는 관객들이 두 팔을 몸에 붙이고 손바닥을 펼치는 챌린지 안무를 일제히 따라 추는 진풍경이 펼쳐졌다.흥겨운 축제의 한가운데에는 악뮤 특유의 따뜻한 위로가 자리했다. 이수현은 “악뮤와 함께하는 이 밤이 여러분의 삶에 예쁜 퍼즐 조각으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에서 남매는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한 채 노래했다.기발한 상상력으로 사랑받았던 기존 히트곡들도 새로운 옷을 입었다. ‘라면인건가’는 경쾌한 보사노바 리듬으로, ‘러브 리(Love Lee)’는 재즈풍의 도입부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이수현은 “놀랍게도 2년 뒤면 저희가 ‘전원’ 30대가 된다”며 “풋풋할 때 저라도 열심히 귀여운 것을 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텐트’를 부르며 깜찍한 안무와 함께 손수 멜로디카(멜로디언)를 연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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