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여우' 임희정이 강한 비바람을 뚫고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임희정은 20일 경기 안산 더헤븐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오후 5시 30분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임희정은 한지원 이주현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K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5승을 보유한 임희정은 박현경과 함께 투어 최고의 흥행카드로 군림했다. 사막여우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모에 KLPGA투어에서 가장 완벽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이후 우승 소식이 끊겼다. 그해 교통사고를 겪으며 후유증을 겪었고 스윙이 흔들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30개 대회에 출전해 단 4번의 톱10에 그치면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다시 전성기 시절의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 시즌 첫 두개 대회에서 커트탈락하긴 했지만 5번의 톱10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에서 임희정은 경기 막판 몰아치기를 선보였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후반 3번 홀(파4)까지 1오버파를 기록하며 아쉬운 흐름을 보였다.
반전은 4번홀(파5)부터 시작됐다. 무기는 완벽한 아이언샷이었다. 4, 5번홀 모두 핀 1m 안쪽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그는 6번홀(파5)에선 두번째 샷을 핀 40cm 옆에 붙이며 이글을 잡아내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마지막 9번홀(파4)도 버디로 마무리하며 후반에만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임희정은 단 3개홀을 제외하고 모두 그린을 지킬 정도로 완벽한 아이언샷을 선보였다.
2년 차 김나영이 6언더파 단독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고,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이동은은 2언더파 70타를 쳤다.
이날 경기는 강풍과 폭우로 두차례 중단될 정도로 내내 악천후가 이어졌다. 장맛비에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더해지면서 오후 5시 24분 순연이 결정됐다. 21일 잔여경기를 치른 뒤 2라운드가 이어질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