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들여 코사무이까지, 절실한 ‘이정효의 기대주’…“마지막 불효가 되길” [김영훈의 슈퍼스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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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무대가 절실한 2003년생 유망주의 이야기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그는 입단 테스트를 위해 사비까지 들여 태국 코사무이까지 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그는 올해부터 광주FC 소속으로 국대 프로축구 무대를 누빈다.

홍용준은 측면과 중앙을 소화할 수 있는 2선 자원이다. 현대고, 명지대를 거쳐 올해 광주의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와 이정효 감독의 기대주 중 한 명이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에서 홍용준을 선발로 내세우며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태국 코사무이 동계 훈련 당시 사비를 들여 테스트를 보러왔다. 열정이 좋아서 오라고 했다. 많은 재능을 갖고 있더라. 기회를 주고 싶은 선수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했다.

홍용준은 프로 무대에 대한 간절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3학년 후 프로 무대를 준비했었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새해를 앞두고 있던 시기라 불안함도 있었다. 대학교 3학년이라서 프로 진출이 쉽지 않았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것 같았다. 그런데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광주에서 테스트를 보러와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 태국 코사무이까지 날아갔다”라고 전했다.

홍용준. 사진=김영훈 기자

홍용준. 사진=김영훈 기자

그러면서 “사비를 들여서 와야 한다고 했다. 한 번이라도 이정효 감독님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도전했다.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지원을 부탁드렸다”라며, “마지막 불효(?)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라고 웃어 보였다.

어렵게 꿈을 이룬 홍용준은 여전히 프로 무대 적응기를 갖고 있다. 그는 “테스트를 보는 내내 여태 했던 축구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 합격 여부를 떠나 감독님과 말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너무나도 감사했던 것은 제가 테스트를 보는 입장인데도 감독님께서 제가 실수하는 영상을 편집해서 주시더라. 더 배우고 싶다는 성장 욕구만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단 후에는 더 책임감이 생겼고, 팬들께서도 특별하게 입단한 것을 아셔서 많이 축하해주셨다”라며 “우리 팀에는 (최)경록이 형, (김)한길이 형, 가브리엘, 아사니 등 왼발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왼발잡이가 이렇게 많은 팀도 처음이고, 다양한 선수들이 고루 포진되어 있는 것도 신기했다. 각 선수의 장점을 빼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전까지 스스로 창의성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꾸준함이 무기라고 생각한다. 안되면 될 때까지 부딪힌다. 제 장점을 잘 살려서 좋은 선수가 되고자 한다”라고 다짐했다.

사진=광주FC

사진=광주FC

사진=광주FC

사진=광주FC

홍용준은 수원FC와 코리아컵 16강에서 두 번째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경주한수원FC와 코리아컵 일정에서 프로 무대 데뷔 후 한 달 만에 다시 경기장을 밟았다. 4-4-2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좌측 하프스페이스 공간부터 상황에 따라서는 박스 안쪽으로 파고들어 득점 기회를 노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 시작 후 2분 만에 수원FC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은 홍용준에게 경기 동안 많은 것을 주문했다. 홍용준을 질책하면서도,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홍용준은 61분 동안 경기장을 누비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경기 후 홍용준은 “제 등번호가 99번이다. 99점을 줄 수 없다. 0.99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준수했다고 생각하지만,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초반 슈팅이 너무나도 아쉽다. 입단 당시에는 ‘영플레이어상을 받겠다’, ‘몇 경기 이상 뛰겠다’ 등 여러 각오를 내비쳤는데, 지금은 욕심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광주FC

사진=광주FC

그러면서 “‘현실 파악’이라기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먼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감독님께서 주문하는 것을 어떻게 잘 이행할까’, ‘동료들을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등 생각 중이다. 현재는 자신감을 찾아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면 골도 넣고, 도움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포지셔닝과 동료들의 움직임을 신경 쓰고, 관찰하고 있다. 더 잘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홍용준에게 이정효 감독은 ‘아버지’ 같은 사람이다. 꿈을 이루게 해줬으면서도,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홍용준은 “제 아버지께서 늘 저보고 주워 왔다고 말씀하시는데, 프로 입단 후에는 그런 말을 잘 안 하시더라. 아버지께서도 감독님을 아버지라고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 저에게는 꿈을 이루게 해준 분이자 프로 첫 감독님이다. 모두가 감독님께 축구를 배우고 싶을 것이다.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임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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