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해킹사고"…'SKT 집단소송' 앞다퉈 나선 변호사들

3 days ago 4

SKT 해킹 집단소송 전방위 확산
소송인단 모집 착수…TF도 구성
착수금 무료, 성공보수만 받기도
"1인당 10만~30만원 배상" 전망
일반 가입자·소상공인들도 '폭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정보 해킹 사태 이후 회사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집단소송 움직임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앞다퉈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데다 가입자·소상공인 등도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SKT 유심 해킹' 집단소송 확산…전문 변호사 TF도 구성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수 변호사들이 SK텔레콤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면서 소송인단 모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집단소송 안내 페이지도 이례적으로 조회수가 급증하는 등 폭발적 관심을 나타냈다.

법무법인 대륜은 지난 29일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정보기술(IT) 분야 전문 변호사를 중심으로 'SKT 개인정보 유출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TF에는 디지털포렌식센터 소속 전문가도 포함됐다. 대륜은 직·간접 피해 입증을 위한 분석과 대응계획 수립을 완료한 상태다.

김국일 대륜 경영총괄대표는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한편 SK텔레콤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구독자 11만7000여명을 보유한 이돈호 노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앞선 28일 공개한 영상에서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영상을 통해 "부가서비스 가입할 때나 서비스 요금제 변경할 때, 요금제 청구할 땐 칼 같이 메시지가 오는데 개인정보 유출됐을 땐 며칠 동안 아무런 얘기도 없다"고 비판했다.

노바법률사무소는 공식 홈페이지 내 자체 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노바법률사무소가 내건 착수금은 1인당 부가세 포함 1만원이다.

소송비 '무료' 로펌도…"인당 10만~30만원 배상" 전망

법무법인 대건도 같은 날 홈페이지를 통해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착수금 없이 무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건은 별도 Q&A 페이지를 통해 승소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예상금액은 1인당 약 10만~30만원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착수금은 없지만 승소할 경우 회수 금액 중 15%를 성공보수로 책정했다. 패소할 경우에는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대건의 집단소송 공지문은 이틀 만에 이날 현재 기준 조회수 3만3000회를 돌파했다. 대건은 "다수 피해자들이 부담 없이 권리 회복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라며 "이번 집단소송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기업이 개인정보를 얼마나 무겁게 다뤄야 하는지 사회에 알리고 피해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로피드법률사무소도 이메일로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해킹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가입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당한 배상을 받도록 지원한다는 이유다. 로피드법률사무소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SK텔레콤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청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T 가입자들 직접 소송 준비…소상공인들도 '경고'

가입자들도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해 집단소송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카페'엔 5만5000명이 넘는 회원이 몰렸다. 지난 28일 오전 8000여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가 사흘간 4만7000여명 더 불어난 셈이다.

이 카페 집단소송 준비 안내 게시판엔 10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소상공인들까지 들고 일어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SK텔레콤 해킹 사태는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사업자들에겐 더욱 큰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최악의 내수 부진으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처지에 해킹 피해까지 본다면 소상공인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이 실제적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사적 역량을 다해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해킹 피해가 확산한다면 소상공인연합회에 '소상공인 피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집단 소송을 하는 등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킹 사태 이후 통신사를 옮기는 가입자들에게 계약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검토해서 확인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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