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1.2조 달러 무역흑자에 G20 장벽 논의, 우린 준비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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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다시 세계 경제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1조 2000억달러에 달했고 올해도 수출 질주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G20 회원국들에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점검하고 필요하면 추가 무역장벽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의 과도한 흑자를 줄이고 내수 소비를 늘리는 쪽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라는 압박이다.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소비 부진으로 내수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하자 제조업 생산능력을 수출로 밀어내고 있다. 철강·석유화학·배터리·기계·전기차 등에서 저가 물량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진다. 미국이 관세로 막으면 물량은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시장으로 우회한다. 세계가 중국의 과잉생산을 언제까지 무한정 사줄 수는 없다. 결국 곳곳에서 무역마찰과 보호조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처지가 특히 어렵다. 안보와 첨단산업 공급망에서는 미국과 공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미국의 대중 압박에 무조건 앞장서기도 어렵다. 중국은 중요한 시장인 동시에 한국 제조업과 거의 전 분야에서 맞붙는 강력한 경쟁자다. 어느 한쪽을 택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더 필요한 것이 우리 산업의 방파제다. 중국산 덤핑과 보조금 기반 과잉공급에는 국제규범에 맞는 반덤핑·상계관세 등 무역구제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동시에 철강·석유화학처럼 중국과 정면 가격경쟁을 벌이는 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과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공급망도 중국 한 곳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미국·유럽·동남아·인도 등으로 넓혀야 한다.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따라가는 것도, 중국의 눈치만 살피는 것도 전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과 산업을 지킬 독자적 통상의 원칙과 대외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중국의 내수 부진을 세계시장이 대신 떠받쳐주는 구조는 지속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동안 중국산 저가 공세가 국내 산업 기반을 서서히 잠식하지 않는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정부도 산업계도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게 한국 산업을 지킬 제대로 된 방파제를 탄탄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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