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집단소송 도입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청회(22일) 개최 1주일 만인 모레(2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법안 처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몇 달 전 대통령이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데다 법무부도 1순위 민생법안으로 지목하고 있어 지방선거 직후 입법 완료가 유력하다.
집단소송은 피해를 본 이들이 모여 한 번의 재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산업 전반에 미칠 부작용이 큰 탓에 지금은 증권 분야에만 허용 중이다. 국회에 제출된 14개 집단소송 법안은 내용이 다양하지만 거의 대부분 소송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피해자 위임 없이도 한국소비자원 등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조항도 일부 법안에 포함돼 있다.
최대 쟁점은 피해자 전체를 자동으로 원고에 포함하는 ‘옵트아웃’ 방식의 채택 여부다. 여당은 권리구제의 폭이 넓고 강도가 세다는 이유로 이 방식을 선호하지만 참가 의사를 밝힌 피해자만 절차에 참여하는 옵트인이 더 합리적이라는 반론이 많다.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논란, 소송 개시·종료를 자유로운 의사에 맡기는 민사상 기본원칙을 감안해서다. 소송천국 미국은 옵트아웃 방식이지만 유럽 등 대부분이 옵트인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다. 독일 프랑스는 옵트아웃 방식을 위헌으로 간주하고, 미국과 법률체계가 비슷한 영국도 옵트인을 채택했다. 일본은 소비자단체가 소송으로 기업의 배상책임을 먼저 입증한 뒤 피해자들이 참여를 선택하는 2단계 방식이다.
소급 적용 여부도 쟁점이다. 여당은 피해자 권리구제를 위해 소멸 시효가 남아 있는 과거 사건까지 적용 대상을 넓히자고 주장하지만, 헌법상 소급금지 원칙에 반한다. 사후에 법으로 천문학적인 배상책임을 문다면 헌법상 신뢰보호 원칙과 법적 안정성은 훼손이 불가피하다. 특정 기업을 단죄하기 위한 보복적 입법이라는 오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위헌 논란을 의식해 여당은 민법상 소멸시효인 3년 전 사건까지만 소급하겠다지만 그래도 위헌성을 피할 수는 없다. 단체소송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피해를 구제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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