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식 비중 너무 키워 증시에 손발 묶인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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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의 모습. 뉴시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 이익이 7월 한 달 만에 125조 원이나 증발했다고 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물량 폭탄을 던지면서 코스피가 6월 하순의 고점 대비 40%나 내려앉았던 때다. 신속하게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섰던 해외 투자기관들과 달리 국민연금은 ‘리밸런싱’(자산 조정)을 미루면서 차익 실현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0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챙겨야 한다.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국민 노후 자금이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반대로 비중이 너무 작아지면 운용수익이 쪼그라들어 고갈 시점이 당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1월 국내 주식 비중의 연말 목표치를 14.4%에서 14.9%로 조정하면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상승세를 탄 증시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유예가 없었다면) 하루 8000억 원어치 주식을 매도해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말한 게 그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그 후 코스피 상승 폭이 더 커지자 국민연금이 5월 국내 주식 비중 목표를 20.8%로 또 높였다는 점이다. 유연하게 운용 가능한 추가 폭을 8%로 정해 사실상 28.8%까지 한도를 늘린 것이다. 주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때 최대한 확보하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데도 나름의 명분은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리밸런싱이 시장 과열을 막는 냉각수 역할을 한다는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 결과적으로 그로 인한 과실 상당수를 외국인들이 가져갔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국민연금 리밸런싱은 일단 7월부터 재개된 상태다. 하지만 7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24.9%로, 이미 한도가 턱밑까지 찼다. 증시 불안정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매도 물량 때문에 증시가 더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장기적인 계획과 분명한 원칙 없이 그때그때 근시안적인 대응을 하다 보니 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셈이다. 국민연금이 당장 증시에 감당 불능의 충격을 줘선 안 되겠지만, 이제부터라도 확실한 중장기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이 언제까지 증시에 손발이 묶여 있어선 안 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어린이 책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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