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가 모처럼 좋은 상대, 제대로 된 A매치를 갖게 됐다.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9월 미국에서 ‘북중미 강호’ 미국, 멕시코와 잇달아 평가전을 펼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4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미국 현지에서 미국,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고 발표했다. 대표팀은 9월 7일(한국시간)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과 격돌한 뒤 9일(현지시간) 멕시코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갖는다. 장소와 킥오프 장소만 미정일 뿐 A매치는 확정적이다.
여러 모로 반가운 경기다. 대표팀의 원정 평가전은 2023년 9월 영국에서 웨일즈~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한 뒤 2년 만인데, 스파링 파트너부터 굉장히 좋다. 미국과 멕시코는 캐나다와 함께 2026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다.
본선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자국 대표팀의 전력을 키우고 있는 개최국과의 연이은 만남은 대표팀의 업그레이드에 큰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미리 밟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현지 환경과 잔디에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는 것과 그렇지 않는 건 전혀 다르다.
시기도 적절하다. 북중미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대표팀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선 모드’에 돌입해야 한다. 세대교체는 꾸준히 이어가되, 과한 실험과 테스트는 지양해야 하고 팀, 개인 전술·전략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물론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월드컵 최종예선 B조에서 4승4무, 승점 16으로 선두를 마크한 한국은 6일 바스라에서 열릴 이라크와 원정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한다. 만약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쿠웨이트와 홈 10차전까지 기회가 있어 조금은 여유가 있다.
오랜 라이벌인 일본과의 실력을 간접 비교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7월 국내에서 개최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도 한일전이 열리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A매치 주간이 아니라 유럽파를 차출할 수 없어 100% 전력투구할 수 없다. 그러나 9월 미국 원정에선 총력전을 펼쳐도 된다.
특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파죽지세의 흐름으로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티켓을 쟁취한 바람에 머쓱해진 ‘홍명보호’로서도 확실한 본선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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