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의 추격 속에서도 경쟁 우위를 지키려면 소비자에게 제품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더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가전박람회(IFA)를 주관하는 라이프 린드너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8~9년 전만 해도 혁신의 중심은 삼성과 LG였지만, 지금은 하이센스와 TCL 같은 중국 업체들도 시장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에서 15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린드너 CEO는 삼성과 LG에 대해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를 갖고 있고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하면서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함께 가야 한다. 소비자들이 왜 다른 제품이 아니라 삼성·LG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더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드너 CEO는 한국 기업들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분야로 인공지능(AI)을 들었다. IFA 측이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NIQ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AI 기술이 제품에 줄 수 있는 이점으로 생산성 향상, 스마트 기능 개선, 자동화, 개인화 등을 꼽은 비율이 높았다.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응답률이 두드러졌다.
그는 이 조사 결과와 관련해 "내가 한국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바로 이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에 AI 기능이 들어갔다는 점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실제로 무엇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다.
IFA 2026도 AI와 스마트홈 관련 전시를 앞세운다. 올해 행사는 오는 9월4일부터 8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AI 기반 라이프스타일과 차세대 스마트홈, 로보틱스, 디지털 헬스, 콘텐츠 제작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지난해 IFA에는 140개국에서 22만 명 넘는 참관객이 찾았고, 49개국 1900개 기업이 참가했다. 프레스·미디어·크리에이터는 4400명 이상이었고, 해외 유통 바이어 비중은 67%로 집계됐다.
올해 IFA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은 130곳 이상으로 예상된다. 린드너 CEO는 "IFA와 접촉을 늘리는 나라 가운데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적극적"이라며 "중국에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한국 기업의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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