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직원 몰리더니 '깜짝'…확 바뀐 동탄·판교 백화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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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이 경기 남부 백화점 소비 지형을 바꾸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실적을 떠받치는 서울 주요 점포와 달리 동탄·판교·죽전 등 이른바 ‘반세권(반도체+역세권)’ 백화점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근 기업 직장인과 가족 단위 고객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명품뿐 아니라 키즈, 가전·가구 등 생활 밀착형 카테고리 매출도 함께 늘면서 백화점업계는 지역 상권에 맞춘 콘텐츠와 멤버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명품 넘어 키즈·리빙까지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올해 1~5월 매출은 전 부문에서 고르게 늘었다. 가전·가구와 키즈 부문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젊은 가족 고객 비중이 높은 동탄 상권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소비 여력 확대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가전과 가구 매출은 각각 35%, 40% 증가했다. 키즈 매출도 35% 늘어 럭셔리 카테고리 증가율(40%)에 육박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지난 4월 진행한 영어 원서 팝업 행사 '북메카·두두스토리' 현장.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지난 4월 진행한 영어 원서 팝업 행사 '북메카·두두스토리' 현장. 롯데백화점 제공

그동안 백화점 매출의 공식은 명품과 외국인 소비였다. 특히 서울 주요 점포에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있는 명동 상권은 지난해 기준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25%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올해 1분기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약 3배로 확대됐다.

반면 경기 남부 상권은 젊은 신도시 인구를 바탕으로 키즈, 가전·가구 등 생활 밀착형 카테고리가 소비를 이끌고 있다. ‘반세권’ 백화점들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키즈 콘텐츠를 늘리고, 직장인 맞춤형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며 고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열린 영어 원서 팝업 ‘북메카·두두스토리’는 5일 만에 약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올해 하반기 나이키키즈와 노스페이스키즈 등 유아동 브랜드 6개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민 롯데백화점 동탄점 영업기획팀장은 “상권 특성상 젊은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유아동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혜택도 직장인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삼성 임직원 전용 ‘롯데SS카드’ 이용 고객 매출은 올해 1~5월 30% 이상 늘었다. 주변 기업 임직원이 가입하는 ‘오피스 클럽’ 회원도 올해 들어 40% 이상 증가해 4000명을 넘어섰다.

반세권 백화점의 진화…직장인부터 가족까지

주변에 IT·반도체 기업이 몰려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도 젊은 고소득 직장인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VIP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지난해 32.5%까지 높아졌다. 직장인 전용 멤버십 ‘클럽프렌즈’ 회원 매출도 올 1분기 50% 이상 늘었다. 회원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 비중이 가장 높았다.

용인 죽전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사우스시티점도 비슷한 흐름이다. 이 점포의 올해 1~5월 VIP 매출은 17.2% 증가했고, 신규 고객 비중은 36.1%로 높아졌다.

유통업계는 반도체 호황을 계기로 경기 남부 백화점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 주요 점포의 경쟁력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있다면, 반세권 백화점의 승부처는 지역 고객의 방문 빈도를 높이는 데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남부 백화점은 서울 주요 점포처럼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기대기보다 지역 고객의 반복 방문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젊은 고소득 직장인과 가족 단위 고객의 소비 여력이 커진 만큼 키즈, 리빙, 식음료, 멤버십 같은 생활 밀착형 콘텐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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