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새 정부 출범 후 7% 넘게 뛰며 가파르게 오르자 여의도 증권가도 하반기 전망치를 서둘러 고쳐 쓰고 있다. 기존 전망이 채 반영되기도 전에 새 상단이 제시되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지난 11일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탈환해 ‘3000피’(코스피지수 3000)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2025년 하반기 코스피 밴드(범위) 수정' 보고서를 내고 "코스피 밴드를 기존 '2400~2900선'에서 '2600~3150선'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환원 강화와 기업 이익 개선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지수 전망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하단인 코스피 2600선은 ROE가 고정된 상황에서 관세 위험(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자본비용이 오르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고, 상단 설정에는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을 고려했다"며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개선 측면에서 ROE는 0.1%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이익 개선으로 ROE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어 김 연구원은 "3분기에는 조정이 올 수 있겠지만 4분기는 주요국 통화완화와 증시 수급 개선으로 코스피지수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정 시 매수를 권했다. 그는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피가 3분기에 조정받을 경우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며 "업종별로는 상승 여력이 큰 중소형 내수주에 관심을 두는 게 하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한국 신정부 출범에 따라 하반기 코스피가 최고 30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한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이날 추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오버슈팅)해 3000선도 돌파할 수 있단 전망이다.
이 증권사 김병연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낸 지 10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가 2900선을 기록했다"며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할인 요소들의 해소 기대와 빠른 외국인 순매수세가 동반되며 코스피지수의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에서 1배로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관련 법안 내용과 통과 속도 등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기존 자사 목표치(3000선)도 넘겨 선행 PBR 1.01배, 즉 코스피 3100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비교해도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 전망은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본은 중복상장 비율이 4%대였던 반면 한국은 18%에 달하는 데다 일본처럼 '프로그램 제안' 성격이 아닌 '법안(상법) 개정'이란 점에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때문에 후행 PBR 1배까지의 단기 상승은 타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은 하락 시엔 반대매매로 단기급락(언더슈팅)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승 시엔 쇼트커버링으로 인해 오버슈팅이 나오기도 한다"며 "한국 증시의 저평가 해소 기대감에 2900선을 넘어선 현 상황에서 오버슈팅도 나올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짚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