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상장사 300곳 대상 조사
47% “사내 점검 절차 신설-강화”
54%는 “소송 우려 커졌다” 답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개정 상법이 시행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기업에서는 이사회 안건 검토가 강화되고, 외부 자문을 확대하는 등 경영 환경 변화가 이뤄졌다. 다만 기업들의 소송 관련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장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법개정 1년, 경영환경 변화와 제도 안착을 위한 지원과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4.3%가 상법 개정 이후 이사회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변화를 불러온 가장 핵심적인 개정 내용은 이사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된 것이다. 소액 주주들이 회사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때 소송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기업들은 이사회 안건을 결정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릴 때 좀 더 신중해졌다.
이사회 운영 방식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법무·준법팀 사전 검토 등 사내 점검 절차를 신설·강화했다’는 응답이 4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외부 전문가의 법률·회계 등 자문 확대’도 45.7%였다. 기업 10곳 중 4곳(39.6%)은 이런 이사회 운영 방식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다만 상법 개정 이후 소송 증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기업도 많았다. 조사기업의 절반 이상인 53.7%는 이사충실의무 확대 시행 이후 주주대표소송, 손해배상청구 등 소송 우려가 커졌다고 답했다. 투자·사업재편 등 주요 의사결정 추진에 어떤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 중 21.7%가 ‘법적 검토 강화로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보류·취소됐다’고 답했다. ‘변화가 없다’고 답한 곳은 71.7%, ‘의사결정이 더 신속해졌다’고 답한 곳은 6.6%였다.
기업들은 새로운 상법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려면 노조의 회사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판단 등 이사의 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의 구체성을 보완(37.3%)하고,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는(20.3%) 등 정책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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