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노조 “통상임금 개악시도 파업으로 저지”
시 “노조 파업 3일 이상 이어질 수도…총력 대응”
지하철 하루 173회 증회·지하철역 무료셔틀 등 비상수송대책
28일 서울·부산·창원·울산, 29일 광주·전남서 파업 예정
서울 버스 노사가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오는 28일 첫 차부터 파업을 예고해 서울시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서울 뿐만 아니라 부산·경기·인천 등 전국 버스 노조도 총파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전국적으로 출퇴근길 ‘버스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서울버스노동조합은 서울교통회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28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시와 사용자 측은 대법원에서 보장된 조합원의 권리인 통상임금을 포기하라고 하며, 포기하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사측이 이런 태도를 지속하면 노조는 28일 전면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달 29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이후 현재까지 실무 협의는 진행했지만 견해차가 커 본교섭을 재개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노사 간 갈등의 불씨는 작년 대법원 판결로 통상임금성을 인정받은 정기상여금 개편 여부다.
노조는 사측과 27일까지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교섭 불발 시 28일 첫 차부터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에 따르면 파업에 참여하는 버스 규모는 서울 지역 약 7300여대, 전국 1만2000여대로 추산된다. 서울 외에도 부산·창원·울산 등은 28일, 광주·전남은 29일부터 버스 운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서울 버스 노조는 오는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노조원 약 1만5000여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고 투쟁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토대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노조가 28일부터 파업할 경우 최소 3일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지하철은 1일 총 173회를 늘려 운행하고 출퇴근 주요 혼잡시간을 현행보다 1시간 연장한다. 지하철 막차도 새벽 2시까지 연장해 심야 이동도 지원한다.
서울 25개 각 자치구에서는 주요 거점 및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총 117개 노선 625대를 운영할 예정이며, 셔틀버스 노선 정보는 서울시 및 자치구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인천·경기 지역 버스도 파업에 참여해 수도권 버스 운행이 전반적으로 중단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시내 초·중·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등에 파업 기간 중 등교와 출근 시간의 1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시는 또한 작년 시내버스 파업 당시 노조의 불법적인 조업 방해행위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차고지별로 공무원을 파견해 노조가 위법한 방법으로 조업을 방해할 경우 경찰과의 긴밀한 업무협조를 통해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비상수송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다만 전면 파업 시 출퇴근 시간에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은 재택근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