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수도권 최대 규모 클래식 음악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이 개관 1주년을 맞아 야심찬 음악제를 꾸렸다. 지휘자 정명훈이 아시아 정상급 연주자들과 부산의 밤을 웅장한 교향악으로 채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완공을 염원하는 야외 오페라 공연도 열린다.
정명훈, 박주성, 양인모...음악으로 부산 빛낸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콘서트홀은 다음달 2~8일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부산콘서트홀은 지난해 6월 20일 문을 열었다. 대공연장(2011석) 규모로 국내에선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505석), 롯데콘서트홀(2036석) 다음으로 큰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이다. 무대를 둥글게 감싸는 포도밭형으로 객석을 놓고 비수도권 처음으로 대형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했다.
개관 1주년 기념 음악제는 다음달 2일 베토벤 ‘합창’으로 막을 연다. 정명훈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이 지휘하고 소프라노 이혜지,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정훈, 바리톤 박주성 등 한국 정상급 성악가가 함께하는 무대다. 정 감독이 직접 아시아 단원들을 엄선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가 연주를 맡는다. 이어 5일엔 정 감독과 APO가 말러 교향곡 5번으로 섬세한 음향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전한다.
7일 공연에선 정 감독과 APO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어 부산 출신 청년 음악가 20명과 드보르자크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체코 민속음악, 흑인 영가, 아메리칸 인디언 음악이 배합된 이 교향곡을 통해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부산콘서트홀의 의미를 강조한다.
실내악 공연도 펼쳐진다. 6일 피아니스트 배길과 APO 단원들이 슈만 피아노 오중주와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삼중주를 선보인다. 8일 실내악 공연에선 정 감독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다.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유령’과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를 들려준다.
부산 북항에서 야외 오페라도 도전
지난 1년간 부산콘서트홀은 서울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대편성 교향악 무대를 영남권으로 넓혔다.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도 서울에서 벗어난 무대로 이 공연장을 택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콘서트홀이 개관 이래 지난 17일까지 진행한 공연은 모두 159건. 판매 티켓 수는 19만3854장이다. 같은 기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44만9743장)의 43%, 롯데콘서트홀(27만2421장)의 71%에 해당하는 티켓을 판매하며 서울에 쏠려 있던 클래식 음악 공연 공급을 분산했다.
이번 축제가 끝난 뒤엔 오페라 도시로서 부산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된다. 다음달 11·12일 이틀에 걸쳐 부산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마련될 야외 특설무대에서 오페라 <카르멘>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정 감독과 APO가 함께 선보이는 무대다. 카르멘 역으로는 미셸 로지에가, 돈 호세 역으로는 김정훈이 활약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좌석 2000석 외에 개인 돗자리를 따로 쓸 수 있는 ‘피크닉존’ 1200석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의 바닷가 내음과 종합예술의 정수인 오페라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야외 오페라 공연 개최엔 수준급 오페라 공연을 부산 시민들과 나누길 바랐던 정 감독의 뜻이 반영됐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이탈리아 최고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밀라노 라 스칼라의 음악감독을 내년부터 맡는다. 내년부터 라 스칼라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포함해 최소 세 차례 방한하는 공연 일정도 구상했다. 다만 라 스칼라 초청에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음악인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지난 16일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라스칼라 초청의 적절성 검토를 시작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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