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빛,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양인모·김치앤칩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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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인 제게 이번 공연은 '나는 지금 무엇을 듣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음악과 빛이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접근했습니다."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Taeuk Kang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Taeuk Kang

클래식 공연의 익숙한 문법을 지우고 소리의 본질을 묻는 공연이 펼쳐진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2인조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가 오는 30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무대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린이 빚어내는 소리의 반복과 지속, 변주에 빛의 다양한 질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실험이다. 양인모와 김치앤칩스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이 "큰 도전"이라고 말한 이유다.

이들은 클래식과 미디어아트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인모는 2015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와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김치앤칩스는 시각예술을 전공한 한국의 손미미와 물리학도 출신인 영국의 엘리엇 우즈가 결합한 팀으로, 다양한 물질과 자연 요소를 활용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1시간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총 세 곡이다. 바흐와 현대음악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 줄리아 울프의 작품이다. 스티브 라이히의 '바이올린 페이즈'는 양인모와 김치앤칩스 모두 언젠가 무대에 올리고 싶었던 곡으로 손꼽은 작품으로, 단순한 멜로디가 미세한 시간 차를 두고 반복하는 구조를 띤다.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 사진=GS아트센터.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 사진=GS아트센터.

가장 덜 알려진 줄리아 울프의 LAD는 양인모가 "몇 년 전 처음 들었을 때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고 말한 작품이다. 본래 스코틀랜드 전통악기인 백파이프를 위해 쓰인 작품이지만, 바이올리니스트 라키 싱이 바이올린 버전으로 편곡한 것을 양인모가 찾아낸 뒤 이번 공연에 맞춰 새로운 버전으로 다듬었다.

양인모는 "동시대 음악을 듣고 그렇게 강렬한 감정을 느낀 경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불협하는 두 음이 서로를 향해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마침내 옥타브에 도달하는 제스처는 마치 일체성에 대한 갈망을 노래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종류의 기타 이펙트 페달을 사용하며 소리의 질감을 실험하고, 전자음향의 도움을 통해 원곡에 쓰인 다성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은 음악과 빛의 근원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여정이다. 양인모는 김치앤칩스와의 대담에서 "전통적 클래식을 연주할 때는 곡의 구조가 어떤지 먼저 보게 됐는데, 이번 곡은 기술적 연습이 아닌 연주의 의미와 개연성과 같은 다른 질문들과 먼저 마주치게 한다"고 짚었다. 김치앤칩스는 "음악의 본질뿐 아니라 빛의 본질도 공연에서 함께 살리려고 했다"며 "그 둘이 따로 분리되거나 하나가 다른 하나를 도와준다기보다 두 개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연이 끝난 뒤 양인모와 김치앤칩스가 관객들의 기억에 남기보다 공연 그 자체가 기억에 남길 바란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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