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참가 시민 중심으로
구호 ‘재선거’로 통일하자
일부 강경보수파 불만 고조
‘구호 통일’ 요구 안내문 찢고
‘부정선거’ 구호 전용 공간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집회가 사흘째 이어지며 참가자 간 언행과 관련한 의견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참가한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강경 보수 참가자들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에 거부감을 보이자 격앙된 반응으로 이어지며 일부에서는 물리적 마찰도 일어났다.
7일 올림픽공원에 모인 참가자 중 과반수는 개표가 진행된 핸드볼경기장 출입문 앞에서 “재선거” 구호를 끝없이 반복했다. 국민의 참정권 침해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하고, 집회 목적이 정치적으로 왜곡되거나 다른 세력에 의해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올림픽공원 입구에서는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판매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구호)’ 등 문구가 적힌 가방을 맨 아이들과 함께 국기 판매 매대를 둘러보기도 했다.
오전 11시 20분께는 한 노인이 성조기를 들어올리자 주변 시민들이 이를 말렸다. 이들은 노인에게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시위라 성조기는 일단 내려달라. 청년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에 노인이 성조기를 내리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또 오후 6시께는 메인 출입구 인근에서 성조기를 든 노인들이 흥분하자 청년들이 “정치색을 띠면 안된다. 명분이 사라진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일부 성조기를 든 집회자들은 내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거나, ‘스톱 더 스틸’을 외쳤다. 이날 정오가 지나며 집회 참석 인원이 많아지자 선두에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 “스톱 더 스틸”을 외치며 행진하는 청년 참석자들도 보였다.
또 오후 3시께는 수년 동안 부정선거론을 주장해왔던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찾아와 참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시민들이) 이제 깨어났으니 다들 함께해야 한다”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주변에는 주로 중장년·노년층 사람들이 많았다.
이날 ‘재선거 구호 통일’과 관련한 참석자 간 의견 충돌은 집회 인파가 몰릴수록 종종 발생했다. 오후에는 한 참석자가 부정선거가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는 여성에게 “재선거 이외 구호를 하지 말고, 구호를 통일해야 한다”고 말하자 여성은 “왜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막냐”며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또 한 참석자가 “성조기를 들어도 괜찮다. ‘선동당하지 말라’는 것도 선동이다”라며 재선거만 외치자는 현장 안내문을 찢기도 했다.
저녁 7시께는 개표소 인근 한켠에서 “부정선거” “재선거” 등 구호를 외치는 것에 대해 1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서 한 여성은 “구호 제한을 너무 제한을 박하게 하는 거 아니냐. 부정선거는 노출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 동기와는 무관하게 같은 집회자들을 배척하는 일도 있었다. 오후 6시께 한 유튜버 A씨가 시위에 참석한 청년들에게 “앞에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있으니 이들을 끌어내리라”고 지시하자, 이를 들은 시민들은 “대진연인 것은 알지만 좌·우파를 안 따지고 같은 마음으로 시위에 참석하고 있어 내버려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A씨는 “대진연 빨갱이들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이 이어지자 오후 8시 40분께 ‘부정선거’ 구호를 외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갑자기 저녁부터 ‘부정선거’를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부정선거를 외치지 말라는 사람이 쁘락치인지, 외치라는 사람이 쁘락치인지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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