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설움에 건물주 꿈꾸던 韓소년…뉴욕지도 바꿀 6조빌딩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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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설움에 건물주 꿈꾸던 韓소년…뉴욕지도 바꿀 6조빌딩 짓는다

입력 : 2026.06.18 08:03

앤드루 정 美디벨로퍼 엑스텔 공동CEO
록펠러센터 인근 570빌딩사업 진두지휘
“K푸드·자본 협업 목표…한상도 뭉쳐야”

앤드루 정 엑스텔 CEO

앤드루 정 엑스텔 CEO

원벤더빌트, 센트럴파크타워, JP모건 신사옥.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 미드타운의 핵심 상권에 위치한 트리플A급 빌딩이다. 일명 트로피빌딩으로 불리는 초고층·초고가 랜드마크 빌딩에 또 하나의 기록이 새겨진다. 5번 애비뉴에 들어설 570빌딩은 현재 용지 공사를 진행 중으로 사업비만 무려 40억달러(약 6조원)짜리다. 90층이 넘는 빌딩으로 맨해튼 46~47번가 한블록을 통째로 오피스와 리테일 빌딩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미국 대형 개발사인 엑스텔(EXTELL)이 18년간 인접 용지를 조금씩 사들이며 공들인 역작이다.

특히 한국계 앤드루 정 엑스텔 공동최고경영자(CEO)가 추가 투자 유치와 2030년 완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맨해튼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상업용 빌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90층 빌딩의 절반 넘는 오피스 공간은 이미 글로벌 대형 로펌인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이 입도선매했다. 정 대표는 “심슨 대처가 27년간 전체 오피스의 60%를 임대했다”며 “임대료만 1억8000만달러에 달하는데 그만큼 빌딩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층부 리테일 공간은 세계적 가구용품점 이케아가 싹쓸이했다. 뉴욕에서는 현재 브루클린 점포만 운영하는 이케아가 4년 만에 맨해튼 재진출의 교두보로 570빌딩을 ‘찜’한 것이다.

정 대표는 칼라일에서 부동산 개발 업무를 총괄한 뒤 개발사를 운영하다가 지난 4월 엑스텔에 스카우트됐다. 엑스텔은 현재 40억달러 사업비 중 남은 6억달러를 마련 중이다. 정 대표는 “엑스텔의 개발 역량과 아시아 자본 간 협력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엑스텔은 정 대표 외에도 뉴욕시 중소기업국장을 역임했던 케빈 김을 영입해 아시아팀을 꾸렸다. 정 대표는 “국민연금, 교원공제회, 한국투자공사 등과 현재 투자 유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두 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2세대다. 아버지는 단돈 100달러만 들고 미국에 왔고 밑바닥 이민자가 그렇듯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잡화점을 운영했지만 강도를 당하는 통에 가게를 접었다. 가세가 기울면서 브루클린에서 퀸스로 이사했다. 정 대표는 “임대료가 너무 올라 쫓겨난 것”이라며 “그때 ‘나는 세입자가 아니라 건물주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다른 이민자들과 달리 세탁소 대신 세탁소에 세탁시설을 납품하는 회사를 차렸다. 나름대로 성공했고 정 대표도 브롱스과학고와 와튼스쿨을 거쳐 월가의 ‘워너비’ 직장인 칼라일에 입사했다.

미국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 손꼽히는 거물로 성장한 정 대표의 다음 프로젝트는 유타주에서 진행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스키 리조트인 뉴디어밸리 개발 사업이다. 정 대표는 “뉴디어밸리 식음료(F&B) 사업을 K푸드와 결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키장에서 한국계 미쉐린 레스토랑인 ‘꽃(COTE)’의 ‘꽃치킨’을 팔고 슬로프 매대에서 ‘스키장 김밥’을 파는 식이다. 정 대표는 “엑스텔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개발 비즈니스”라며 “향후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의 자본과 K컬처의 영향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자본 유치전에는 한인 네트워크가 탄탄한 미국 1세대 한상인 박화영 인코코그룹 회장과 손잡았다. 성악가 출신 박 회장은 뷰티 사업에 뛰어들어 기계, 화학, 정보기술(IT)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굴지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박 회장은 “미국의 한인 사회도 유대인처럼 자본과 네트워크로 뭉칠 필요가 있다”며 “유대인과 달리 한인 사회는 경제 강국인 모국의 지원이 받쳐주기 때문에 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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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위치한 570빌딩은 사업비 40억달러로 개발 중이며, 한국계 앤드루 정 엑스텔 CEO가 이끌고 있다.

이 빌딩의 절반 이상은 이미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 로펌이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하층부 리테일 공간은 이케아가 차지했다.

정 대표는 향후 한국 자본과 K컬처를 통합한 독창적인 개발 비즈니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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