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통상 본투표에서 유권자의 60% 수준에 해당하는 투표 용지를 인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투표가 10~20%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투표자의 70~80%가 투표할 수 있는 용지를 인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치른 3일 서울 송파구 12개 투표소엔 50%의 투표용지만 보유하고 있었다.
투표율 62.5%였던 강남구에서도 같은 사태가 발생한 반면 투표율이 66.3%에 이르는 서초구 투표소에선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통 투표 용지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 수시로 용지를 추가해달라고 소통하는 시스템이 있다”면서 “오전부터 투표율이 높았는데도 송파구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선거 전문가는 “투표소당 수백표로 계산하면 수천표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열고 “중대한 투표권 침해이자 참정권 침해”라며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따르면 천재·지변이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했을 때,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장 선거의 경우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자체장과 협의해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독일 헌법재판소가 2021년 치러진 베를린 지방선거에 대해 재선거를 결정한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선거에서도 투표용지 부족, 효력 없는 투표지로 인해 참정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김형규/임민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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