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에 치이고 AI에 밀린 게임… MS, 엑스박스 3200명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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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게임개발사 4곳도 매각-분리
엑스박스 사상 최대규모 구조조정
숏폼 확대-AI 전환, 고용한파 번져
“국내 게임 업계엔 기회” 분석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사업부 엑스박스 직원 3200명(전체의 20%)을 감원하고 산하 게임 개발사 4곳을 매각하거나 분리한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2001년 콘솔 게임기 시장에 진출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양강 구도를 이뤄 온 엑스박스 사업부에서 나온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2020∼2021년 팬데믹 시기에 급성장했던 게임 시장이 짧은 영상(숏폼) 확산 등으로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빅테크가 인공지능(AI)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흐름이 게임업계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30조 원 투자에도 ‘역성장’ 결국 감원

아샤 샤르마 엑스박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 메모에서 “엑스박스 역사상 가장 중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며 “사업 상태가 건강하지 않다”고 밝혔다. 유사 사업군과 비교할 때 이익률이 3분의 1∼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도 했다.

실제로 엑스박스는 대규모 투자에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비용 690억 달러(약 105조5000억 원)를 제외하고도 게임과 플랫폼에 200억 달러(약 30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연 매출은 오히려 5억 달러가량 줄었다. 월정액으로 수백 종의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도 지난해 구독료 인상 이후 몇 달 만에 구독자 수백만 명이 이탈했다. 개발사 재편도 이어진다. MS는 게임패스 확대를 위해 인수했던 ‘헬블레이드’ 개발사 닌자시어리, ‘사이코너츠’ 개발사 더블파인 등을 매각하거나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영업 조직 등에서 발표된 감원 계획까지 합칠 경우 이날 하루에 알려진 MS 전체 감원 규모는 6400명에 이른다.

● 숏폼에 밀리는 게임업계

유튜브 쇼츠, 틱톡 등 1분 안팎의 숏폼이 게임 이용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도 지난해 게임 이용률은 50.2%로 전년보다 9.7%포인트 하락하며 집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게임을 대신한 여가 활동의 86%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 TV, 애니메이션 등 시청 활동이었다. 미래에셋증권도 보고서 ‘AI, 도파민 시대의 투자법’에서 숏폼 영상의 주요 유통 창구인 유튜브의 국내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체류 시간이 2024년 1760분으로 2020년보다 26% 늘어난 반면, 게임 이용 시간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수요 둔화는 세계 게임업계의 고용 한파로 번지고 있다. 업계를 대표하는 소니와 일렉트로닉아츠(EA)도 잇달아 감원에 나섰고, 유비소프트는 올 1월 ‘페르시아의 왕자’ 리메이크 등 6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글로벌 게임업계 해고 추적 사이트 ‘게임 산업 해고’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전 세계 게임업계에서 2만4000명 넘는 인력이 일자리를 잃었다.

국내 게임 시장도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감원 한파가 미칠 영향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콘솔·구독형 시장 위축은 콘솔 신작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노리는 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감원 칼바람이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오히려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승우 한국게임정책학회 부회장은 “해외 게임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틈을 타 넥슨, 펄어비스 등 국내 기업이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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