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사탐런' 가속…올 입시 최대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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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한 수험생 비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심해져 수능 과학탐구 영역의 점수 예측이 어려워지는 등 수험생 입시 불안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탐·과탐 과목 간 유불리 커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6일 발표한 ‘9월 모의평가 지원 현황’에 따르면 사회탐구 영역 응시자는 39만1449명으로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는 9월 모의평가 기준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 사회탐구 응시자(29만421명)와 비교해 34.8% 늘었다.

수능 '사탐런' 가속…올 입시 최대 변수 부상

사탐런은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수업 시간에는 물리, 화학 등 수업을 듣고 수능에서는 사회문화나 생활과윤리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는 것이다. 내용이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데다 응시자가 많아 높은 등급을 받기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사탐 쏠림 현상 심화로 과목 간 유불리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화학Ⅰ 선택자는 2만1145명, 물리Ⅰ선택자는 3만8993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 46.5%, 22.6% 줄었다. 반면 사회문화 응시자는 전년 대비 48.1% 급증한 19만4790명, 생활과윤리는 24.6% 늘어난 16만4330명이었다.

과탐 선택자들은 비상에 걸렸다. 모수가 줄어 상대적으로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수험생이 사회탐구로 갈아타고, 의대 진학을 노리는 상위권 학생이 주로 과탐에 남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탐 선택자는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주요 14개 의대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 충족률은 학생부교과 전형이 33.3%, 학생부종합 전형은 46.3%에 그쳤다. 지방 의대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 충족률은 20%대로 더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런 가속화가 올해 대입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며 “과탐 선택자는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기 까다로워진 한편 정시 점수 예측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n수생 3년 연속 10만 명 넘어

9월 모의평가 전체 지원자는 총 51만5900명으로 작년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2만7608명 증가했다. 재학생은 41만210명, 졸업생 등 n수생은 10만5690명으로 집계됐다. 재학생은 전년 대비 2만8477명 늘어났고 n수생은 869명 감소했다. 현재 고3이 태어난 2007년은 ‘황금돼지띠’ 해로 출생률이 다른 때보다 높았다.

올해 수능에서 n수생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도 관심이다. 9월 모의평가에서 n수생 규모가 전년 대비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10만 명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9월 모의평가 접수자에게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기회를 줘 허수 지원자가 많았던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엔 의대 증원 여파로 n수생이 급증했는데, 올해 수능에선 의대 모집 정원이 원점으로 되돌아갔음에도 n수생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9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1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 출제 방향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이다. 올해는 다음달 3일 전국 2154개 고등학교와 533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치른다. 성적 통지표는 9월 30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국어, 수학 영역은 ‘공통+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된다. 공통과목은 영역을 선택한 모든 수험생이 응시하되 국어에서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직업탐구 영역은 6개 중 최대 2개 과목을 고를 수 있다.

이미경/고재연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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