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핵개발 매진한 이란…'핵무기 보유' 눈앞에서 좌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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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 시설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새벽 공습으로 파괴된 걸 보여주는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 시설이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새벽 공습으로 파괴된 걸 보여주는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나선 공식적인 이유는 이란의 핵 시설 등 핵 프로그램 폐기다. 중동 지역 최대 적국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친(親)서방 팔라비 왕조가 통치하던 1957년 미국의 지원 아래 시작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라비 왕조가 축출되자 미국은 지원을 철회했지만 이란은 자체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란이 몰래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2000년대 초 국제 사찰단은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 나탄즈의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 원자력발전소는 3.5~5%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사용한다. 핵무기용으로는 90% 수준에 달하는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이란은 일시적으로 농축을 중단했지만 2006년 농축을 재개했고 순도 60% 수준 우라늄을 농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 농축 우라늄은 무기급으로 간주된다.

미국 등 주요 6개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이란의 핵 개발 중단과 경제 제재 일부 해제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8년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재개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높였다.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408㎏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했다. 추가 농축 시 핵폭탄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군사 공격에 대비해 핵 시설 방비를 강화했고 일부 시설은 산악 지역의 지하에 건설했다. 폭탄급 핵연료를 저장한 시설 등 상당 부분이 온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IAEA는 14일(현지시간) 이스파한 내 핵시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받았지만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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