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해보험사들이 항암 중입자 치료비 보장과 암치료비 등을 더해 1~2억원의 ‘중입자 보장(플랜)’을 선보이고 있지만, 국내 치료 기기가 도입된 병원은 1곳뿐이라 가입자가 보험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의료계는 같은 암이더라도 시기와 병명에 따라 치료 대상이 아닐 수 있는 만큼 가입 전 꼼꼼히 따져볼 것을 권했다.
3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로 회복이 빨라 새로운 항암 치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비급여 진료항목으로 1회 치료만 수천만원이 드는 치료법이다. 현재는 세브란스 병원이 3대를 보유했으며 서울대병원은 2027년까지 2대를, 서울아산병원 2031년까지 3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중입자 치료비와 암치료비 등의 특약을 모두 더하면 1~2억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알리고 있다.
최근 DB손해보험은 항암 중입자 치료비를 최대 1억5000만원 보장한다고 알리고 있다. 중입자치료비는 5000만원, 항암방사선 5000만원, 하이클래스 암주요치료비 3000만원 등의 특약을 모두 합한 보장액이다. 이 상품은 중간에 해약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아예 되돌려받을 수 없는 ‘무해지 상품’으로, 예를 들면 50대 남성이 20년 만기로 가입하면 매달 4만원대씩 20년간 유지하면 된다.
또 흥국화재는 중입자치료비를 최대 2억여원 보장한다고 알린다. 항암 방사선약물·중입자 치료비 등의 특약을 택할 수 있다. 이밖에 삼성화재도 중입자 치료비 5000만원, 방사선 치료비 5000만원 등 1억원 보장 무해지 상품을 선보인다.
의료계는 사실상 가입자가 보험 가입 효과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 자체가 기기 과부하 우려로 하루에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 수가 제한돼 있어서다. 이에 치료까지 수개월~수년이 걸릴 수 있어서다. 또 한 번의 치료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간을 두고 여러 번 치료를 받아야 해서다. 더불어 치료 대상에 포함되는 암인지, 1기~4기 등 치료 기간에 따라 대상도 다를 수 있어 가입 전 대상 여부를 알아볼 것을 권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예를 들면 환자가 전립선암 초기라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거나 전이암은 힘들다거나 시기에 따라 치료 대상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세세하게 어떤 부분까지 보장되는 지 등을 따져봐야 추후 보험금 분쟁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입자치료비 보장이 지난달부터 출시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치료병원은 1곳인 만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험사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