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 만에 국경 넘는 코인 범죄…국회 “영국식 ‘긴급동결명령’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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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 만에 국경 넘는 코인 범죄…국회 “영국식 ‘긴급동결명령’ 서둘러야”

입력 : 2026.04.22 10:57

김현정 의원실, 디지털자산범죄 컨퍼런스
“범죄 자금, 영국처럼 즉각 동결해야”
스테이블코인·OTC 등 공통 인프라 타격
수사·금융·업계 망라한 합동 대응 촉구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황석진 동국대 교수, 차상진 비컴 변호사,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 김단 로벡스 변호사. [사진=안갑성 기자]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황석진 동국대 교수, 차상진 비컴 변호사,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 김단 로벡스 변호사. [사진=안갑성 기자]

나날이 지능화·조직화하는 디지털자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기관의 사전조치권 강화와 영국식 ‘가상자산 긴급동결명령’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가 주관한 ‘디지털자산 범죄의 진화와 금융시장 대응 전략을 위한 학술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이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을 우회하는 범죄 자금의 핵심 통로로 악용되는 실태를 진단하고 구체적인 입법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술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김현정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은 복합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현실적인 정책 과제로 다가왔고 당장 2027년 1월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소득 과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 모두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이어 “새로운 디지털 화폐 형태가 자금세탁이나 탈세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온체인 분석과 수사 역량을 연계한 범죄 대응 인프라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은 “지금 우리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구조적 재편의 시기에 들어섰다”며 “최근의 범죄 양상은 특정 플랫폼이나 개인을 넘어 금융 시스템의 취약한 연결지점을 정밀하게 파고들고 있어 사후 제재가 아닌 사전에 위험을 식별하고 차단하는 시스템 설계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에 발제자로 나선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변호사가 가상자산 범죄의 비가역성과 현행 사법통제의 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에 발제자로 나선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변호사가 가상자산 범죄의 비가역성과 현행 사법통제의 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변호사는 ‘디지털자산 범죄의 진화와 금융시장 리스크’를 주제로 사법통제의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차 변호사는 “범죄 조직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반복적으로 이동시키는 ‘체인 호핑(Chain Hopping)’과 믹싱(Mixing) 기술을 결합해 자금 흐름을 복잡하게 만든다”며 “피해 발생 후 신속한 자금 이동으로 원상복구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비가역성 때문에 집행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행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넘어 사적 재산권을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수사기관의 신속한 사전조치권(계좌 조회 등) 완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이 22일 컨퍼런스에서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 인프라와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이 22일 컨퍼런스에서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 인프라와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태일 이사장은 ‘디지털자산 범죄 대응 인프라와 정책 과제’를 발표하며 글로벌 규제 동향과 실질적 타격 지점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 주도의 해킹, 딥페이크를 활용한 사칭 스캠, 다크넷 연계 믹서 등 범죄 수법은 다르지만 브릿지, 스테이블코인, 중국어권 OTC, 비준수 VASP(가상자산사업자) 등 ‘공유 인프라’로 자금이 수렴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구체적인 입법 대안으로 영국 경제범죄 및 기업투명성법(ECCTA) 모델을 차용한 ‘가상자산 긴급 동결 명령’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영장 절차에 수일이 걸리는 사이 자산이 수초 만에 이동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체포 없이도 압수·동결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의무 법제화 ▲수사기관·FIU·금감원·블록체인 분석기업이 상시 참여하는 한국형 JMLIT(합동 자금세탁방지 태스크포스) 운영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와의 동결 요청 핫라인 구축 등을 핵심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에 주요 참석자들이 제도적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범죄 학술 컨퍼런스’에 주요 참석자들이 제도적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황석진 동국대 교수와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가 각각 1·2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학계, 정부, 법조계 전문가들의 논의가 펼쳐졌다.

토론에는 김지온 한림대 교수,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은향 금융위원회 사무관, 오태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조재우 한성대 교수, 조성일 KDAC 대표, 장준원 화우 전문위원(전 경찰청 사이버팀장), 김단 법무법인 로백스 변호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허가된 사업자’ 중심의 규제 프레임을 넘어 탈중앙화금융(DeFi), 덱스(DEX), P2P 거래까지 포괄할 수 있는 국제기준(FATF)에 부합하는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단일 기관이나 거래소 차원의 모니터링에는 물리적 한계가 명확한 만큼, 민간 기업의 위협 인텔리전스와 공공의 수사망이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선진적 ‘레그테크(RegTech)’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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