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 에버랜드가 정원에서 찾는 것[김선미의 시크릿가든]

5 days ago 4

용인 에버랜드 정원 여행 경기 용인 에버랜드 하늘정원길. 매화 정원에 들어서는 초입에는 대나무숲이 조성돼 있다. 아침 햇살이 풀잎 위에 조용히 내려앉은 시간, 분홍색 부채 모양의 자귀나무꽃은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가 기존 뮤직가든을 2년 전 자연주의 콘셉트로 리뉴얼해 만든 ‘땅의 정원’이었다. 알록달록한 화단과 아찔한 놀이시설로 가득한 주변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원 입구의 직사각형 단층 건물에 들어서자, 사면의 통창 너머로 초록의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닥에는 요가 매트가 깔려 있었다.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이들은 에버랜드가 지난해 3월 시작한 정원 구독 프로그램 ‘가든패스’ 회원들이었다. 가든패스의 요가 프로그램. 명상과 요가, 아로마 블렌딩 체험이 두 시간여 이어졌다. 속도와 자극, 강렬한 소리가 지배하는 테마파크 한복판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각자의 호흡에 귀 기울이자, 정원은 오아시스처럼 느껴졌다.● 테마파크가 정원에서 찾는 돌파구 이 장면의 이면에는 국내 테마파크 산업이 마주한 고민이 있다. 저출생과 인구구조 변화, 여가 선택지의 다양화 속에서 막대한 자본을 들여 더 빠르고 더 자극적인 놀이기구를 새로 짓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방문을 끌어내기 어려워졌다. 한때 700만 명을 웃돌던 연간 방문객 수가 최근 500만 명대로 내려온 에버랜드 역시 사람들에게 ‘다시 찾아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 구미공장에서 온 홍매화. 에버랜드가 주목한 해법 중 하나가 정원이다. 봄의 매화와 튤립, 여름의 장미, 가을의 단풍과 겨울나무. 정원은 거대한 시설을 새로 짓지 않아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에버랜드가 처음 ‘정원 구독’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는 의구심도 들었다. ‘구독 경제’ 트렌드에 올라탄 마케팅은 아닐까. 이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정기적으로 꽃이나 과일을 배송받는 여느 구독과 달리 정원 구독은 이용자가 계절의 변화를 품은 정원을 찾아오는 문화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을 소유하지 않아도 한 장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겠다는 취지다. 에버랜드 장미원. 지금까지 가든패스 이용자는 약 6000명이다. 매실 수확, 장미 삽목, 비밀의 은행나무 숲 트레킹처럼 일반 방문객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만 주차 우대와 전용 라운지, 놀이시설 우선 이용 등 각종 편의가 결합돼 있어 정원 프로그램...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