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흉기난동 4명 사상 중국인 차철남 긴급체포

경기 시흥에 위치한 편의점과 체육공원 등에서 50대 중국인 남성이 시민 4명을 잇달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중국인의 연쇄 살인사건으로 판단한 경찰은 사안이 중하다고 인식해 용의자를 공개수배하고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한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19일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4분께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주한 용의자 차철남이 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차철남은 정왕동 소재 집 등에서 2명을 살해하고 이날 인근 편의점 주인과 자기집 건물주 등 2명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차철남은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편의점 주인 6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차철남은 평소 A씨의 편의점을 종종 방문한 손님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복부와 안면부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 인상착의 파악에 나섰지만 화질이 흐릿해 흰색 마스크 착용 외에 추가적인 단서는 확인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사건 현장 인근을 지나던 승용차를 용의차량으로 추정하고 차적을 조회한 결과 중국 국적 50대 B씨가 차주인 것을 확인했다. 이후 B씨의 자택을 찾아간 경찰은 오전 11시께 사망한 지 수일이 지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런 가운데 차철남은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 범행이 발생한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C씨를 흉기로 찔렀다. C씨 역시 복부에 자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C씨의 진술을 확보해 세입자인 차철남이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 등으로 C씨에게 앙심을 품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C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은 오후 2시께 최초 사건이 발생한 편의점 건물 건너편에 있는 차철남의 집으로 이동해 집 안에서 또 다른 50대 중국 국적의 남성 D씨 시신을 발견했다. D씨 시신이 있던 곳은 B씨 시신이 발견된 곳과 100ｍ가량 떨어져 있다. B씨와 D씨는 형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은 차철남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편성해 시흥경찰서 형사와 형사기동대 대원들을 중심으로 차철남을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차철남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8시 32분께 시흥경찰서로 압송된 차철남은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다. 저한테 돈을 꿨는데 그걸 12년 동안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차철남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상세히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시흥시는 이날 오후 4시 42분께 안전안내 문자를 통해 "금일 정왕동 지역에서 흉기 피습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수색 중"이라며 "시민분들께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시흥 이대현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