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휴가 나온 현역 군인을 포함한 20대 남성 3명이 묶여있는 식당 개에 비비탄을 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거제경찰서와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시께 거제시 일운면의 한 식당에서 20대 남성 3명이 마당에서 기르던 개 4마리에게 비비탄을 수백발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1마리는 치료받다가 끝내 숨졌고, 2마리는 안구가 손상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한 마리의 반려견은 사건 당일 사망했고, 나머지 개들은 이빨이 부러지고 안구에 심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피해 견주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들 남성 3명 중 2명이 현역 군인(해병대) 신분으로 휴가 기간,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군부대에 사건을 넘겼다.
민간인 신분인 남성 1명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주거침입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인근 펜션 숙박객이었던 이들은 술을 마신 뒤 개에게 다가갔다가 손을 물려 화가 나 위협 사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아지를 죽일 의도나 사격해서 개를 맞히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위협하려고 집 주변에 사격했다"는 입장이지만, CCTV에는 이들이 개들을 향해 1시간 넘게 빛을 쏘아대며 돌을 던지거나 총을 겨눈 모습만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 이후 가해자 측 아버지는 피해자를 찾아와 "(개) 값을 물어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도망갈 수 없는 무방비 상태의 개들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바로 앞에서 정조준해 사냥하듯 수천발의 비비탄을 난사했고, 살아남은 개들과 가족들은 상실감과 트라우마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이며 현역 군인들이 새벽에 사유지를 무단으로 침범해 무고한 동물들을 죽고 다치게 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가해자들이 사용한 '비비탄총'이 어린이 완구인지, 모의 총포에 해당하는 에어소프트건인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범행 동기와 비비탄총 종류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