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기워 신고 지하철 탄다…'30조 기업' 상속녀 일상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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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7:57 수정2025.06.17 17:57

미치 퍼듀 트위터 캡처

미치 퍼듀 트위터 캡처

모두 30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 두 곳의 지분을 물려받은 상속녀의 소박한 생활방식이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지 포천 에 따르면 글로벌 호텔체인 쉐라톤호텔과 육가공업체 퍼듀팜스의 지분을 상속받은 미치 퍼듀(84)는 침실 한 개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며, 중고 의류를 수선해 입고, 지하철과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주로 이용한다. 일도 계속하고 있다.

미치는 쉐라톤호텔 가문에서 태어났다. 26살 때 아버지인 어니스트 헨더슨이 별세해 지분을 물려받았다.

이후 미치는 ‘치킨의 왕’으로 불리는 퍼듀팜스의 창립자 프랭크 퍼듀와 결혼했는데, 2005년 퍼듀가 사망하면서 퍼듀팜스의 지분도 상속받았다.

쉐라톤호텔과 퍼듀팜스의 기업가치는 모두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대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치는 수년째 메릴랜드주 솔즈베리의 침실 1개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포천은 미치의 집 1년치 월세가 그녀 친구들이 사는 집의 한달치 월세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미치는 가까운 곳을 이동할 때는 지하철을, 출장 갈 때는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각각 이용한다고 한다.

그는 비싼 의류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물려받은 옷을 입고 공립학교에 다녔던 미치는 성인이 돼서도 새 신발을 사기보다는 신던 신발을 수선해 신고 있다.

미치는 "비싼 옷을 입는다고 칭찬받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스카우트의 최고 등급인 이글 스카우트가 되거나 해비타트 같은 단체에서 봉사하는 게 칭찬받을 일"이라고 말한다.

유산을 상속받은 이후에도 미치는 계속 일해왔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인근에 농업 실험을 위한 땅을 구입했고, 이후 농업과 정신건강 분야를 취재하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2022년에도 81세의 나이로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 취재에 나섰다. 취재 현장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 활동 기금을 마련하려 남편에게 받은 120만달러(약 16억원)짜리 약혼반지를 팔기도 했다.

현재 미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트라우마 치료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치는 거대한 요트나 실크 파자마 같은 사치가 만족을 주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자선 활동과 성실한 노동만이 삶에 충만함을 준다고 말했다.

쉐라톤호텔을 창업한 헨더슨 가문과 퍼듀 가문이 100년 이상 기업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청지기 정신'을 꼽은 미치는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음 세대를 위한 관리자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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