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서 은행 중심 발행을 강조하고 나섰다. 블록체인·핀테크 업계와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측에서는 은행 중심 발행이 혁신 동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신현송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박민규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한국은행이 제안한 은행권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관련 리스크 관리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신 후보자는 “은행과 비은행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고 해도 실제 규제 준수 여부는 규제준수 역량에 달려 있다”며 “현재로서는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규제준수 역량이 높아 자본 유출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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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로 출근,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당초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금융위원회는 올해 1분기까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하기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1분기 입법은 불발됐다. 이렇게 입법이 지연된 것은 미·이란 전쟁 여파도 있었지만,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다.
50%+1주(51%룰) 지분 구조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쟁점,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쟁점이 논란이다.
앞서 신 후보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연례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로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규제가 뒷받침되지 않아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 신 후보자는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인 박 의원이 “현재도 동일한 입장인지” 질의하자 “스테이블코인은 미래의 통화 생태계 내에서 충분히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에도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국내 여건 및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을 고려해 도입 초기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모델을 통한 발행을 우선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신 후보자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우선 허용 이유에 대해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 금융시장, 금융시스템 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안전판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기축통화국이 아닌 상황에서 외국환은행 중심의 자본·외환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특수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따다.
신 후보자는 민주당 디지털자산TF 위원인 박 의원이 ‘은행 중심 발행 구조가 금융 안정이 아니라 기존 은행권의 수수료 및 결제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하자,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은 특정 업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비은행 등 업권의 장점을 결합하는 바람직한 발행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 후보자는 “예컨대 은행은 발행, 준비자산 관리, 상환청구권 보장, 고객 확인업무 등에서 규제를 준수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비은행은 사용자 접점, 유통기반 조성 등에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 중심 발행 구조 아래에서도 비은행이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면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박민규)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나 BTC 등을 통해 자본·외환 규제 우회가 가능한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제한하는 것이 규제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실제로 자본 유출을 통제하는 데 실효적인 수단인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시 달러 스테이블코인만 존재할 때보다 규제 우회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화를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쉽게 교환하는 것은 가상자산거래소에서만 실명 거래로 가능한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뿐 아니라 장외에서도 익명 거래가 가능하여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바로 교환도 가능합니다.
또한 예금토큰과 달리 실명확인 기관과 보유자가 분리됨에 따라 실명인증·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제안한 은행권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관련 리스크 관리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비은행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고 해도 실제 규제 준수 여부는 규제준수 역량에 달려 있으며, 현재로서는 엄격한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규제준수 역량이 높아 자본 유출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은행 중심 발행 구조가 금융 안정이 아니라 기존 은행권의 수수료 및 결제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으며,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지분 규제가 발행권과 의결권을 갖는 은행에 핀테크 기업이 종속되는 구조를 초래할 뿐이고 은행은 결제 시장 지위와 그에 따른 이익에는 관심이 있으나 기술 혁신에는 소극적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한국은행은 은행권 중심 발행이 필요한 근거로 ①외국환은행 중심의 자본·외환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성과 ②비은행 발행시 산업·금융자본 간 경제력 집중 및 금융산업 구조 개편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제시해 왔습니다.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발행과 유통이 분리 가능하고 업권 간에 상호 긴밀히 협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은 특정 업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비은행 등 업권의 장점을 결합하는 바람직한 발행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컨대, 은행은 발행, 준비자산 관리, 상환청구권 보장, 고객확인업무 등에서 규제를 준수하여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비은행은 사용자 접점, 유통기반 조성 등에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이미 핀테크 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통해 기술적 역량을 축적해 나가고 있으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적극적으로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민규) 은행 중심 구조가 기술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부터 허용하자는 것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자산 관리 등의 과정에서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그간 축적된 은행권의 높은 규제준수 능력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또한 비은행이 은행권중심 컨소시엄에 참여함으로써 사용자 접점, 유통기반 조성 등에서 기술혁신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주요 은행들도 이미 핀테크 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예금토큰 실거래 파일럿인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하는 등 분산원장 관련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은행 지분 과반 강제는 경쟁을 제한하는 전형적인 진입 규제로 산업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으며 이러한 규제가 디지털 경제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대한 후보자 견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혁신은 발행 주체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은행의 경우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에 참여하여 사용자 접점·유통기반 조성 등에서 혁신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더라도 자체 플랫폼 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다양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일례로) USDC는 서클사가 직접 발행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의 협력을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페이팔 스테이블코인(PYUSD)의 경우에도 발행사(Paxos)가 아닌 유통사(페이팔) 중심의 수익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중심 발행 구조 아래에서도 비은행이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면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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