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에도 미국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500지수는 전쟁 이전 고점 대비 약 8.7% 하락해 같은 기간 16% 가까이 급락한 코스피지수 등 다른 나라 증시보다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 증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적인 통화 정책이 길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빅테크들의 호실적을 근거로 뉴욕증시가 전쟁을 견딜 체력이 충분하다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물가 상승에 ‘수요 파괴’ 우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미국 증시를 둘러싼 비관론과 낙관론을 소개했다.
우선 비관론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Fed의 금리 인하가 기대보다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리사 쿡 Fed 이사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Fed 인사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언들은 중립 또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던 인사에게서 나와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주요 지표는 물가 상승을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Fed가 눈여겨보는 개인소비지출(PCE)은 3% 수준으로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은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는 휘발유 가격은 미국 내 여행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수준이다. 월가 관계자는 “전쟁이 길어지면 미국 경제가 고물가에 따른 수요 위축과 기업 실적 하락이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美 증시, “전쟁에 강했다”
다만 WSJ는 “역사적으로 전쟁과 지정학적 충돌은 미국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1939년 이후 미국이 주도한 군사적 충돌에서 평균 주가 하락폭은 약 4%에 그쳤고, 회복도 빨리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벌인 전쟁은 모두 본토에서 먼 곳에서 발발해 산업 기반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 베트남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역시 경제 전반에 미친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의 로라 쿠퍼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다”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상태에서 지정학적 충격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하다. 중간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정책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종전이 빨리 이뤄지지는 못하더라도 이란과 유조선 등의 통행을 위한 부분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기업 실적도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S&P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약 3.6% 상승했다. 최근 5년 내 가장 빠른 상승 속도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도 증시를 떠받치는 요인이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전쟁이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인 만큼 미국의 지상군 투입 등으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뒤집힐 수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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