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이 8849m 높이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꼽히는 에베레스트 등반 자격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네팔에 있는 7000m 이상 고봉을 한 번 이상 등정한 산악인만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에베레스트 산의 과밀과 생태계 불균형 우려를 씻겠다는 각오다.
네팔은 외화 수입 대부분을 등반, 트레킹, 관광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등반가를 포함해 준비가 덜 된 너무 많은 등산객이 에베레스트에 오르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죽음의 지대(death zone)'로 불리는 정상 아래 지역은 자연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등반객이 줄을 서서 대기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구간은 위험한 빙하 이동과 빙벽 등반, 그리고 고정 로프 구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등반객이 몰리면서 쓰레기와 인분 등으로 환경 피해가 발생하고, 극한의 고도에서 구조 활동 역시 매우 위험하며 고비용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제안된 법안은 법안 통과에 필요한 다수석을 여당이 차지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기에 앞서 네팔의 7000m 이상 봉우리를 최소한 한 곳 이상 등반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 허가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더불어 '사르다르'라고 불리는 네팔 현지 직원의 책임자와 등반객을 동반하는 산악 가이드도 함께해야 한다. 이들의 국적은 모두 네팔이어야 한다.
다만 몇몇 국제 탐험가들은 네팔이 자국의 7000m 봉우리 등반 자격증을 소유한 등반가만 에베레스트에 오르도록 허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네팔 내 7000m 이상 산이 많지 않은 만큼 세계적으로 6500m 이상 고봉에 오른 경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