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수팀이 유전자 교정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뇌 미세출혈’을 완벽히 재현한 세계 최초의 동물 모델을 개발했다.
8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김병곤 아주대의대 뇌과학교실·신경과 교수팀이 개발한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적절한 동물 모델의 부재로 규명하기 어려웠던 뇌 미세출혈과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분자적 인과관계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주대의대 연구팀은 성체 마우스의 뇌혈관에서 특정 구조 유전자를 정밀하게 결손시켜, 뇌 미세출혈을 재현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본 연구에는 김현미 박사(아산생명과학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해 핵심 실험을 주도했으며, 이재영 교수(성균관대)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해 혈관 특이적 유전자 교정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정밀하게 잘라내거나 수정할 수 있는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과 뇌혈관 특이적 바이러스(AAV-BR1)를 활용, 뇌혈관 기저막의 핵심 단백질인 ‘제4형 콜라겐(Col4a1)’ 유전자를 정밀하게 타깃했다.
그 결과, 타 질환의 간섭 없이 순수한 뇌 미세출혈만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으며, 고해상도 MRI 분석에서는 3개월 내 실제 환자와 유사한 미세출혈이 다수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출혈이 누적됨에 따라 마우스에서 진행성 인지 기능 저하와 운동 실조가 나타났으며, 성상세포(뇌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세포)의 광범위한 활성화 등 독특한 뇌 염증 패턴도 관찰됐다. 이를 통해 다발성 미세출혈이 축적되면서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기전이 시각적으로 입증됐다.
임상적 연관성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노현웅·손상준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구축한 ‘만성뇌혈관질환 인체은행(BICWALZ)’의 한국인 836명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규모 유전체 분석을 수행했다.
정선용 의학유전학과 교수, 조성권 약리학교실 교수, 진현석 호서대 교수의 공동 분석 결과, 콜라겐 IV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TIMP2’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뇌 미세출혈 위험도가 최대 1.96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체 뇌에서 다른 변수 없이 순수하게 미세출혈을 재현한 최초의 플랫폼으로, 향후 인지 저하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전례 없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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