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두 채 팔아 이사 왔어요"…요즘 강남 맞먹는 동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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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경. 사진=한경DB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경. 사진=한경DB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청약'이 경기도 과천에서 나오면서 '준(準)강남'으로 꼽히는 과천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을 중심으로 한 기축 단지는 강남과 맞먹는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고 일대의 재건축 단지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번에 청약이 나온 지식정보타운 집값도 원도심 가격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5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만 해도 22억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두 달 만에 3억원이 넘게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19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20억원 턱밑까지 올라왔다.

원문동에 있는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도 지난 3월 23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기록했고,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달 23억4500만원에, 부림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84㎡도 지난달 22억3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대장 아파트 가격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앙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아무래도 강남과 가깝다 보니 강남에서 거주하다 은퇴를 한 수요, 자식들 결혼 등 주거 마련을 위한 수요 등이 몰리고 있다"며 "여기에 평촌 등 다른 경기권에서 보유한 집 두 채를 팔아 과천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과천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나날이 몸값을 높이고 있다.

부림동 '주공8' 전용 83㎡는 지난달 23억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주변 신축 단지와 맞먹는 수준이다. 바로 옆에 있는 '주공9' 전용 82㎡ 역시 지난 2월 18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4월엔 전용 47㎡가 18억8000만원에 팔려 20억원 근처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과천주공8·9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7개 동, 2829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단지명은 '디에이치 르블리스'로 예정됐다. 현재 이주가 80~90% 마무리된 상황이다.

중앙동에 있는 '주공10' 역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이 단지 전용 105㎡는 지난 4월 29억원에 손바뀜했다. 전용 124㎡는 지난 3월 31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과천 내 다른 재건축 단지와 비교해 아직은 초기 단계다.

부림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8단지와 9단지를 합쳐 매물이 20여개 정도밖엔 없을 정도로 많지 않다"며 "재건축 사업의 9부 능선을 넘은 만큼 집을 정리하려는 수요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경기 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뉴스1

경기 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뉴스1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조성된 과천지식정보타운(지정타) 집값도 원도심 가격을 따라가고 있다. 갈현동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전용 84㎡는 지난 3월 17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둥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전용 84㎡도 지난 4월 17억2500만원에 팔렸다.

갈현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과천 원도심보다는 지정타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기 때문에 지정타를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이 꽤 있다"며 "다만 단지마다 실거주 의무가 있어 아직 거래가 안 되는 곳들이 있고, 거래되더라도 매물이 많지 않아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과천에 있는 D 공인 중개 대표는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난 뒤 집값 상승 흐름이 과천까지 넘어왔다"며 "과천 내에서는 서울 성동구처럼 '우리도 규제 지역으로 묶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식정보타운 내 '과천 S-7블록 그랑레브데시앙'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은 이날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됐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6일 이 단지에 대한 청약 접수를 시작했는데 접속자가 몰리면서 페이지 접속 자체가 지연됐다. 온라인 사이트 등에선 수요자들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이러한 접속자 폭주는 예상됐다. 기존 당첨자의 중도금 미납으로 계약이 취소돼 다시 나온 이 단지 분양가는 2020년 공고 때와 같은 5억4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할 때 10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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