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주고 안 받으니 편해” vs “소방서 반찬해온 할머니 돌려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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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10년의 명암]〈상〉 청렴과 경직 사이 여전한 혼란 “법때문에 못받는다 하면 다들 수긍”… 규제 담당 공무원들 “청렴문화 정착” “음료수-카네이션 등 성의표시 제한”… 소통-교류 위축에 과잉 규제 논란 “직급별 처분 달라야” 형평성 지적도 “‘청탁금지법 때문에 못 받습니다’라는 한마디면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가 됐다.” 2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퇴직한 한 전직 고위공무원은 10년 사이 달라진 공직 사회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각종 선물이 들어오면 거절할 이유부터 찾아야 했지만 2016년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는 것. 그는 “청탁금지법의 가장 큰 장점은 확실한 거절의 명분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규제 담당자들은 더 마음 편하게 일하게 됐고, 최근 10년간 공직 사회 자체가 깨끗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28일로 시행 10년을 맞는 청탁금지법을 두고 시민 사회와 공직 현장에선 이처럼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문화가 정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소방관들에게 전하는 음료수 하나, 스승을 위한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주고받지 못한다는 ‘과잉 규제’ 논란도 여전하다.● “안 주고 안 받아 편해” vs “소통까지 막아” 실제 공직 사회에선 아무리 값싼 물건이라도 신고하고 돌려보내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서울시청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지난해 민원인이 회의를 마친 뒤 두고 간 빵을 청렴 담당 부서에 문의한 뒤 원칙대로 폐기했다. 민원인에게 가져가 달라고 연락했지만 “그냥 먹으라”고 했기 때문. 그는 “특별히 청렴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안 주고 안 받는 게 기본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주고 안 받는’ 문화 정착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총 1만7455건의 위반 신고가 접수됐는데, 시행 초기인 2018년 4386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줄어 지난해엔 128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교육 현장도 달라졌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정모 씨(35)는 “학기 초, 학기 말, 스승의날마다 선물을 금한다는 공지가 가정통신문에 기본으로 온다”며 “학급 구성원이 돈을 똑같이 모아 소액 선물을 해도 거절당하고, 오히려 선물하면 눈치 보이는 문화라 부담이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실제 권익위가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819명 중 87.1%는 청탁금지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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