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여·목·성’도 규제 역풍… 초고가 얼고, 20억대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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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여목성 정비사업 본격화 속 매수세 ‘극과 극’
보유세 직격탄 압구정, 수십억 낮춘 급매에도 관망
목동·여의도 20억대 단지는 갈아타기 수요 꾸준
규제 영향 덜한 성수 재개발 빌라는 여전히 인기

  • 등록 2026-02-23 오후 5:48:05

    수정 2026-02-23 오후 5:48:05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으로 불리는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들이 올해 잇달아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사업에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철저히 ‘가격대’에 따라 엇갈리는 형국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출·세금·실거주 의무 강화 등 규제 강화 기조가 겹치면서 100억원을 넘나드는 초고가 재건축 단지는 높은 미래가치에도 매수세가 얼어붙은 반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20억원대 단지와 비아파트 재개발 구역으로는 매수세가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여·목·성’으로 불리는 지역의 압구정 1~6구역,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여의도 아파트지구 15곳(시범·한양 등),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1~4지구 등의 정비사업지들 곳곳에서 올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 공급이 예정된 주택은 8만 3000가구를 웃돈다. 공사비는 3.3㎡당 평균 1000만원 이상, 분양가는 3.3㎡당 1억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들 지역 모두 서울의 핵심 입지로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되지만, 대출 한도 축소와 실거주 의무에 보유세 강화 기조까지 규제 일변도의 환경 속에서 매물 성격과 가격대에 따라 거래 활성화 여부가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가장 먼저 규제 직격탄을 맞은 곳은 100억원을 넘나드는 ‘초고가’ 밀집 지역인 압구정이다.

지방선거 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보유세 강화 기조 속에 매수 행렬은 뚝 끊겼다. 버티다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수십억 원씩 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외면받는 분위기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압구정 현대 1·2차 전용 160㎡는 지난해 6월 98억원에 최고가를 찍었으나, 11월 마지막 거래에서는 4억원 내린 94억원에 손바뀜됐다. 현재 시장에 나온 급매물 호가는 82억원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반면, ‘압·여·목·성’ 단지들 중에서도 미래가치는 높으면서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20억원대’ 단지들은 선방하고 있다. 여의도와 목동 일대 핵심 단지들은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신고가 랠리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매물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목동 일대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빨라 최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낸 6단지의 경우, 전용 47㎡가 지난해 11월 22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전용 95㎡는 대출 규제가 담긴 10·15 대책 발표 직전 29억 8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거래(30억 4000만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거래 명맥을 이었다. 전용 142㎡ 대형 평형 역시 최고가 대비 1억 5000만원 빠진 35억 5000만원에 지난달 손바뀜됐다. 학원가 접근성이 뛰어나 선호도가 높은 7단지 전용 53㎡는 지난달 23억 9000만원(직전가 대비 6000만원 하락), 전용 66㎡가 27억 2500만원(직전가 대비 5500만원 하락)에 거래되는 등 가격 조정을 거치며 꾸준히 매매가 성사되고 있다.

여의도 15개 구역 중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가장 먼저 잰걸음을 하는 시범아파트는 거래가 훨씬 활발하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9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면적별 차이는 있으나 매수세는 주로 20억원 중후반대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이달 11일에는 규제일변도 상황 속에서도 전용 60㎡가 26억 1000만 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재건축이 아닌 재개발 사업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파트 위주인 타 지역과 달리 빌라,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이 다수 섞여 있어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에서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성수 1지구 내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성수 1지구 내에선 소형 빌라를 찾는 매수 문의가 부쩍 는 분위기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대지면적 30평대 다가구주택은 3.3㎡당 1억 20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음에도 평당 호가가 높아져도 매물 평수가 적어 아파트보다 가격 부담이 덜해 거래 열기가 식지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한 ‘압·여·목·성’ 주요 단지들도 시공사 선정 이후 가격대별로 거래 온도차가 뚜렷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압구정은 초고층 기대감보다 보유세와 금융비용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며 수십억원대 현금 동원력과 토지거래허가제라는 진입장벽에 막혀 관망세가 짙은 반면, 여의도·목동은 20억원대 가격 조정 구간에서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성수는 한강변 희소성과 수익 기대가 맞물려 가장 공격적인 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시장은 기대수익 대비 보유 비용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으며, 시공사 선정 이후 브랜드 프리미엄이 하방을 지지하겠지만 금리 방향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부에 따라 반등 폭은 가격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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