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 제조업, 고용 악화일로…차기 정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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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우리 고용시장을 지탱해온 제조업 일자리가 악화일로의 길로 접어들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작년 7월부터 10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전쟁 여파까지 덮치면 고용환경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다.

정부는 제조업을 포함한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해 내놓겠단 방침이나, 새 정부가 들어서는 다음달 이후에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형태의 단기적 처방을 지양하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8일 국가통계포털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5%에 그쳤다.

특히 4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 7000명으로 감소폭이 유독 컸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2만4000명(-2.7%) 줄었고, 월별로 따져도 2019년 2월(-15만1000명) 후 가장 컸다. 코로나19 유행 때인 2022년 4월(451만 8000명)보다도 취업자 수가 적다.

1∼4월 제조업 취업자 중 20대(20∼2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에 불과했다. 제조업은 급여 수준이 높아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지만 신규 채용 감소 등의 여파로 취업문이 더 좁아진 셈이다.

제조업 고용지표 악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 회복 지연, 미국 관세정책 변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반도체 업종의 취업 유발 계수가 낮은 편이어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관세 부과조치 이후엔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단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을 시작으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도 관세를 매기고 있다.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인 한국으로선 글로벌 무역 위축에 따른 여파도 피할 수 없다.

정부도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조기 대선 이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약을 기반으로 국정운영방향에 맞게 대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의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이 고꾸라지고 미국발 관세전쟁이 벌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채용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기업 공장의 해외 이전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국내 일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제조업 고용환경이 나아질 변화요건은 보이지 않는다”며 “차기 정부는 현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단기적인 정치공학적 해법 아닌, 지속가능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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