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놈이 건방지게" 모욕죄 해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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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어린놈의 새끼가 건방지게”라고 발언해 모욕죄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대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53)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22년 6월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피해자가 나이 많은 참석자에게 반말을 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1심과 2심은 이 발언이 공개된 장소에서 상대방을 경멸하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고 모욕죄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발언은 피해자의 반말 사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모욕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외부적 명예’라고 봤다. 따라서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개별 표현만 떼어내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관계,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식,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모멸감을 주는 혐오적 욕설과 달리, 무례하거나 감정적인 수준의 추상적 비난 표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인의 인격권으로서 명예 보호와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는 모두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으로 조화롭게 보호돼야 한다”며 “일시적 감정의 표출에 해당하는 표현에 모욕죄의 잣대를 들이대 최후적 수단인 국가형벌권 행사로 개입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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