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이 잘 어울린 손흥민. 유니폼도 힌트였을까.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제 좋은 정보를 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 여기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오늘은 한발 양보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2일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구단에 감사하다”라며 “10년 전 영어도 못 했던 소년이, 10년 넘게 활약하며 남자가 되어 떠나게 됐다. 기쁘고, 자랑스럽다”라고 인사했다.
손흥민이 언급한 ‘좋은 정보’는 내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에서 동시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과 관련된 질문으로 추측된다. 손흥민은 새 팀을 찾는 기준에 대해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걸 쏟아부을 환경이어야 한다. 또 내가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FC와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는 곳이면서,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위고 요리스가 수문장으로 활약 중이다. 팀 적응에 어려움이 없을 것.
뉴캐슬전 후에는 손흥민과 LA가 개인 합의까지 마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영국 ‘기브미 스포츠’의 톰 보거츠와 벤 제이콥스는 4일(한국시간) 단독 보도를 통해 “LA가 손흥민과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손흥민 영입을 위해 토트넘과 합의를 마쳤다. 손흥민과 개인 합의 또한 합의점을 찾았다”라며 “이적료는 2,000만~2,600만 달러(한화 약 277억~371억 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토트넘은 검정 유니폼을 입었다.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가 유력한 LA 또한 검정 유니폼을 착용 중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토트넘과 동행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곧바로 영국으로 향했지만, 손흥민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자차를 통해 이동했다. 토트넘 유력 기자인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은 영국으로 향하지 않는다.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그는 만약을 대비해 모든 선수와 스태프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라고 알렸다.
토트넘과 10년 동행의 마침표를 찍은 손흥민. 고국 땅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그는 65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다.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되며 벤치로 향할 때는 토트넘뿐만 아니라 뉴캐슬 선수들까지 그를 배웅했다.
손흥민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경기 종료 후 팬들과 인사를 나눈 후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그는 곧바로 경기장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안 울 줄 알았다. 오랜 시간 팀에서 활약하고 떠나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동료들의 한마디 한마디 듣다 보니까 감정적으로 북받쳤다. 눈물이 많이 나왔다”라며 “너무나도 행복한 경기를 치렀다. 오늘은 정말 잊지 못하는 하루를 보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께 너무나 감사하다. 너무나 큰 사랑과 복을 받았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고생했다고 해주신다. 다만 아직 제 축구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더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제 할 일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즐거운 모습, 행복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라고 다짐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