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지 기자들이 토트넘 고별전을 치른 손흥민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마쳤다.
앞서 손흥민은 토트넘과 결별을 알렸다. 2일 기자회견에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어려운 선택이었다. 존중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기용을 예고했다. 약속대로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왼쪽 날개에 배치됐다. 약 65분 동안 경기장을 누볐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토트넘 공격진 중 가장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20분 손흥민은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되며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임무를 마쳤다. 토트넘 동료들은 손흥민에게 모여 인사를 나눴다. 상대팀 뉴캐슬 선수들 또한 그의 곁으로 향해 마지막을 배웅했다. 두 팀의 선수단은 일렬로 서서 박수로 보냈다. 마치 우승팀을 축하하는 ‘가드 오브 아너’와 같이.
손흥민은 절친 벤 데이비스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다. 데이비스와 진한 포옹을 한 뒤 벤치로 향했다. 손흥민은 벤치에서도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마지막을 기념했다.
손흥민이 벤치로 돌아가는 길 내내 팬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이때 취재석에 앉은 일부 또한 기립박수를 보내며 손흥민에게 존중의 의미를 보였다. 토트넘 구단 관계자도 있었지만, 유럽 취재진 또한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현지 취재진 중에는 토트넘 전담 기자 중 한 명인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도 있었다. 그는 교체되는 손흥민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골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영상을 게시했다.
골드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레전드다. 수년 동안 많은 놀라움을 주는 순간을 지켜봤다. 그는 고국에서 토트넘 고별전을 치를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그동안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이 됐다. 정말 대단한 선수이자 사람이다. 10년이라는 놀라운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는 일(우승)을 해냈다. 정말 멋진 여정이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 101 도움을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골 4위, 최다 도움 1위다. 2020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 100호골과 최다 합작골 등의 업적을 세웠다.
여기에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5월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거머쥐며, 17년 동안 이어진 토트넘의 무관을 깨뜨렸다. 아울러 손흥민 역시 프로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해 오랜 기간 헤맸다”라고 말한 그는 모든 조각을 찾아내며,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손흥민은 뉴캐슬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았고, 그대로 경기장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냈다.
토트넘은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해 영국으로 복귀했지만, 손흥민은 한국에 머물게 됐다. 차기 행선지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골드 기자는 SNS를 통해 “만일을 대비해 손흥민은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라고 알렸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