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내년엔 꼭 취업해서 효도할게”…‘금융권’에 목매는 청년들 [캥거루족 탈출기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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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내년엔 꼭 취업해서 효도할게”…‘금융권’에 목매는 청년들 [캥거루족 탈출기⑰]

입력 : 2026.05.10 07:22

고물가·취업난에…금융권 진입 열기 후끈
‘고연봉·복지·안정성’ 지원 목적 3요소
불안정한 환경 속 ‘중산층 삶’ 생존 전략
인사팀 “스펙보다 AI 적응력·성장 서사 중요”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 강연장 앞이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민주 기자]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 강연장 앞이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민주 기자]

“문턱은 높지만, 일단 들어가면 고연봉에 정년까지 오래 다닐 수 있는 안정적인 직장이잖아요. 붙을 때까지 계속 N수 할 거예요.”

10일 금융권 및 채용시장에 따르면 최근 고물가·취업난 속 ‘경제적 독립’을 꿈꾸는 청년들 사이에서 금융권 취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실제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 강연장은 10대 후반부터 20·30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경쟁하듯 메모장을 꺼내 들고 면접 팁과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받아 적었고, 일부 학생은 녹음까지 하며 강연 내용을 토씨 하나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강연장 맨 앞줄을 꿰찬 김 모씨(남·25세)는 “금융권은 진입 허들이 매우 높고, 폐쇄적이라 취업준비 정보 수집이 어려운 편이지만 연봉·복지 면에서 압도적으로 좋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 취득을 비롯해 금융학회도 참여하고 있고 대외활동도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재학생 박 모씨(여·19세)는 “주변 친구들 거의 다 금융권 아니면 공기업 취업을 희망한다”면서 “일주일에 최소 네 번씩 야간 자율학습에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등 취업 자격을 갖추기 위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장에서 만난 참여자 대부분은 금융권 취업을 결심한 계기로 ‘고연봉’과 ‘복지’, ‘안정성’을 꼽았다.

실제 금융권은 초봉과 성과급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정년 보장 문화가 남아있어 정보통신(IT) 등 성장산업 대비 고용 안정성이 높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노조 영향력도 강한 편이다.

젊은층의 금융권 취업 열풍은 단순한 ‘선망’이라기보다, 불확실한 시대 속 안정적인 중산층 삶을 확보하려는 ‘생존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집값과 불안정한 고용 환경 속에서 금융권 진입은 ‘캥거루족 탈출’의 가장 현실적인 사다리로 여겨지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인사팀 임원은 “공채 시즌 마다 수백개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심층 면접에 임하다 보면,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경기 침체와 자산시장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커진 ‘리스크 회피 성향’이 청년들의 직업관에 영향을 미친 것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전했다.

은행 인사팀이 밝힌 “바늘구멍 금융권 취업 뚫는 법”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 강연에 연사로 참여한 (왼쪽부터)KB국민은행 김명주 인재개발부 차장, 최종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김민주 기자]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 강연에 연사로 참여한 (왼쪽부터)KB국민은행 김명주 인재개발부 차장, 최종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김민주 기자]

머니쇼 금융권 취업스쿨에선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의 채용 담당자들이 직접 금융권에서 원하는 최신 인재상과 취업 노하우를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스펙보다 성장 가능성과 변화 대응력”을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 디지털 금융, 데이터 활용 능력을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단순한 코딩 실력이나 IT 전공 여부 보단 AI 시대 변화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스스로 배우고 있는지에 대한 어필이 채용 시 가산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명주 KB국민은행 인재개발부 차장은 “자기소개서에서 성공 경험뿐 아니라 실패 경험과 그 과정에서의 성장 서사까지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실제 자기소개서 문항에도 ‘새로운 시도로 실패하거나 성공한 경험’을 묻는 항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고객 중심성과 도전 정신을 핵심 인재상으로 제시했다. 최연석 우리은행 인사부 과장은 “화려한 스펙보다 자신의 경험과 성장 과정을 진정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지원자가 기억에 남는다”며 “은행이 왜 필요한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IBK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 특성상 ‘생산적 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이해도를 강조했다. 박준성 IBK기업은행 인사부 과장은 “단순히 금융상품 판매 능력보다 고객과 기업을 함께 성장시키려는 책임감과 공공성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최근에는 금융 관련 자격증뿐 아니라 투자자산운용사·AFPK 등 실무형 자격증 가산점도 확대했다”고 밝혔다.

여성빈 NH농협은행 인사부 과장은 “많은 회사 중 왜 금융권이고 왜 은행인지, 그중 왜 농협은행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며 “작은 경험이라도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설명하는 지원자가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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