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어떻게 해”...미국 유학 가려던 우리 아이, 영국으로 선회?

3 weeks ago 12

유학원·준비생도 노심초사
유학반 갖춘 고교도 관심

미국 하버드대 졸업식 [EPA = 연합뉴스]

미국 하버드대 졸업식 [EPA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유학생과 유학준비생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미국 유학생과 학부모들은 물론 미국 유학을 계획하는 이들과 유학원 등도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불안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하버드대는 물론 다른 미국 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로까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지 체류를 위한 유학 비자 발급 여부가 불확실성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들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 미국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재학 중이라면 방학 기간에도 미국에 머무르는 것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유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학부모는 “아들이 하버드대는 아니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 내년에 미국 학교로 복학해야 하는데 돌아갈 수 있는지부터 불안하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도 될지 고민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다음 학기 미국 현지 대학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한 학생은 “일단 비자 인터뷰를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인 박 모씨는 “향후 학부를 마치면 석박사 통합과정을 미국에서 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불안정한 길인 것 같아서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유학 준비가 가능하거나 유학반을 둔 국내 고등학교에서도 이 소식은 큰 관심사다. 일부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는 해외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고 관계자는 “당장 올해 미국에 진학할 학생은 없지만 추후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유학반이 있는 대원외고 관계자는 “하버드대는 1년에 국내에서 한두 명 진학하는 수준이니 아직 큰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보편적으로 미국이 유학생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되면 학교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이나 학부모를 돕는 입장인 유학원 등 학원가에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미국 유학을 전문으로 다뤄왔던 학원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미국 외에 중국, 캐나다, 영국 등 대학과 연계하는 곳들은 오히려 우수 학생을 유치할 기회로도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행정부 조치가 정확히 어느 선까지 나올지 몰라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서울 종로구 한 유학원은 “이제 막 나온 소식이라서 아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버드대라는 대학이 워낙 상징성이 크고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빨리 알아보고 학생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한 유학원 관계자 역시 “일단 하버드대 외 다른 대학으로 불똥이 튈지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우리가 학생들을 많이 보내고 있는 주립대 등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장빛나 유웨이 해외사업팀장은 “오늘 평소보다 많은 유학준비생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미국 쪽에 문의해보면 하버드대 외에 30~100위권 대학들의 입시 담당자들은 오히려 일종의 낙수 효과를 누릴 기회로 보기도 하고, 학생 입장에서는 미국이 아닌 영국 유학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