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리 “식재료가 곧 내 언어…흑백요리사 이후 삶 완전히 바뀌어” [여행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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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 “식재료가 곧 내 언어…흑백요리사 이후 삶 완전히 바뀌어” [여행人터뷰]

입력 : 2026.06.07 08:00

한국의 맛, 마카오서 파인 다이닝으로
인삼·고추장·갈비찜에 담은 한국의 기억
“모든 손님 VIP처럼 대하는 게 럭셔리”
“몇 가지 재미있는 한국 프로젝트 준비”

에드워드 리 셰프가 지난달 30일 마카오 런더너 호텔에서 진행된 프라이빗 디너 행사에 참석해 매경AX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변덕호 기자]

에드워드 리 셰프가 지난달 30일 마카오 런더너 호텔에서 진행된 프라이빗 디너 행사에 참석해 매경AX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변덕호 기자]

“제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이후 에드워드 리는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셰프 중 한 명이 됐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 한국을 오가는 시간이 늘었고, 딸과 함께 한국 문화를 배우고 경험하는 일상도 생겼다. 그렇게 쌓은 경험과 영감을 바탕으로 마카오에서 한국의 맛을 세계적인 파인 다이닝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마카오 런더너 그랜드 호텔 1층에 위치한 ‘런더너 마카오 고든 램지 펍 앤 그릴’에서 열린 프라이빗 디너 행사에서 만난 에드워드 리는 행사 시작 전부터 인터뷰와 사진 촬영 요청이 이어지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흰색 셰프복 차림의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신의 뿌리인 한국의 맛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단순히 자신의 뿌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한국에서 쌓아온 경험과 문화적 영감이 새로운 요리의 원천이 되고 있어서다.

에드워드 리는 “음악가는 음악으로, 예술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듯 셰프는 음식을 통해 이야기한다”며 “저에게는 식재료가 곧 언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백요리사’ 이후 한국 문화와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됐다”며 “이 모든 경험은 결국 메뉴와 다이닝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VIP 다이닝 행사에서 선보인 갈비찜. [변덕호 기자]

에드워드 리 셰프가 VIP 다이닝 행사에서 선보인 갈비찜. [변덕호 기자]

그가 말한 ‘식재료의 언어’는 이날 선보인 메뉴 곳곳에 녹아 있었다.

에드워드 리는 “이번 디너를 한국의 전통과 맛을 세계적인 미식 언어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메뉴 일부는 그가 지난해 참여했던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갈라 디너에서 가져왔고, 일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롭게 구성했다. 그는 “오늘 디너는 한국의 전통과 맛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 식재료를 중심에 두되 이를 조금 더 글로벌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메뉴도 한국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애피타이저로 스패너 크랩 샐러드와 잣 수프, 철갑상어 캐비어를 선보였다. 디저트는 K-위스키 케이크를 중심으로 수정과와 잣, 대추, 감, 된장 등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해 전통의 맛을 세련된 파인 다이닝 디저트로 풀어냈다.

쌈장을 활용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곁들인 보스턴 랍스터 메뉴. [변덕호 기자]

쌈장을 활용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곁들인 보스턴 랍스터 메뉴. [변덕호 기자]

특히 한국적인 맛을 녹여낸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 랍스터에는 쌈장을 활용한 홀랜다이즈 소스를 곁들였고, 칠레산 농어에는 고추장 버터 소스를 더했다. 메인 요리인 갈비찜에는 프랑스식 감자 요리인 ‘폼 안나(Pommes Anna)’를 곁들였는데 여기에 인삼을 접목해 한국적인 풍미를 살렸다.

에드워드 리는 여러 식재료 중에서도 인삼에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그는 “인삼은 제 어머니와 할머니가 늘 약처럼 드시던 식재료”라며 “그 냄새와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인삼을 건강식품이나 약재로 생각하지만 맛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폼 안나에 인삼을 더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한국 식재료는 단순히 고향의 맛을 재현하는 재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적인 정체성을 담으면서도 세계인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재해석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본 행사 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에드워드 리. [변덕호 기자]

본 행사 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에드워드 리. [변덕호 기자]

마카오는 이러한 그의 철학을 구현하기에 적합한 무대였다. 그는 “마카오는 중국과 포르투갈, 유럽 문화가 공존하는 매우 국제적인 도시”라며 “한국적 뿌리를 가진 내가 글로벌한 요리를 만들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카오에는 고급 파인 다이닝도 많지만 훌륭한 길거리 음식도 있다”며 “다양한 문화와 음식이 공존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리는 행사가 열린 런더너 마카오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곳에 올 때마다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시설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환대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럭셔리 역시 화려한 공간이나 값비싼 식재료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고객을 마치 VIP처럼 대하고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럭셔리”라며 “수많은 셰프들의 정성과 함께 경험이 더해져 특별한 순간을 만드는 것 또한 럭셔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홍콩 인플루언서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는 에드워드 리. [변덕호 기자]

행사에 참석한 홍콩 인플루언서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는 에드워드 리. [변덕호 기자]

실제 에드워드 리는 이날 디너 행사 내내 VIP 고객들이 자리한 테이블을 일일이 찾아 감사 인사를 건네고 건배를 나누며 자신이 말한 ‘환대’를 몸소 실천했다.

향후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서울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며 “아직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재미있는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음식과 문화에 대해 계속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연결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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