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리 감독은 영화 <도라>를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던 이야기”라고 말했다.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 연구」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한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시나리오였고, 감독 스스로도 오랜 시간 붙들고 놓기를 반복했던 작품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도라>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공식 초청됐고,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의 첫 한국 영화 출연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주리 감독은 이번 작품의 출발점에 대해 “원래는 첫 장편으로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초고가 나왔을 때는 아무도 이해를 못 했어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결국 제작으로 이어지지 못했죠.”
이후 <다음 소희>를 마친 뒤 다시 시나리오를 꺼내든 감독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바라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프로이트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읽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보니까 도라는 욕망하는 사람이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었더라고요. 그래서 도라의 목소리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선이 프로이트에서 도라로 이동하는 ‘전복’이 일어나면서 영화 역시 완전히 새롭게 쓰이기 시작했다. 정 감독은 욕망의 대상이 아닌 욕망의 주체로서 도라를 바라보고자 했다. '도라는 어디까지 욕망할 수 있는가', '사랑은 도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가 이번 영화의 중요한 질문이었다.
<도라>는 고흥, 여수, 남해를 오가며 촬영됐다. 감독은 “어릴 때부터 봐왔던 여수의 바다 풍경이 영화 안에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남해의 바다는 굉장히 무섭기도 하고, 동시에 굉장히 평화롭기도 해요. 그런 양가적인 감정을 모두 가진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이 바다는 인물을 결코 단순화하지 않으려는 정주리 감독의 시선과도 닮아 있다.
“영화 속 모든 인물을 정말 사랑합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인물들이지만, 인간은 단순히 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단순히 악하지도 않아요. 너무 복잡한 존재들이죠.”
한편 러브신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곤두선 상태로 준비했던 장면”이었다고 고백했다.
“여성 감독이 만드는 러브신인데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남성 감독들이 찍어온 여성의 신체와 장면을 보며 늘 설명하기 어려운 이질감을 느껴왔거든요.”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 영화만의 장면”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성의 시선으로 재현된 여성의 신체와 여성 감독이 바라보는 몸의 감각은 분명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 촬영감독과의 협업을 원했던 이유 역시 거기에 있었다.
정주리 감독은 인터뷰 말미,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잠시 웃으며 답했다.
“돌아보면 늘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왔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외로움 다음의 어떤 가능성까지 조금은 이야기해본 것 같아요. 다음에는 외로움과 조금 멀어져서 한 템포 쉬고, 더 넓게 생각해보고 싶어요.”
정주리 감독에게 칸 영화제는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초청이다. 첫 장편 <도희야>는 2014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다음 소희>는 2022년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도라>로 다시 칸을 찾게 된 소감을 묻자 정 감독은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칸=김은진 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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