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학생증 대여, 날짜·금액 제시요”…학교 축제 앞두고 암거래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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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학생증 대여, 날짜·금액 제시요”…학교 축제 앞두고 암거래 성행

입력 : 2026.06.07 09:55

대학축제 공연장에 인원이 몰리며 현장 입장이 조기 마감됐다. 윤성아 인턴기자

대학축제 공연장에 인원이 몰리며 현장 입장이 조기 마감됐다. 윤성아 인턴기자

매년 푸릇푸릇한 5월이 오면 대학가는 대동제 축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라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건 단연 초대 가수 라인업이에요. 평소 화면으로만 보던 유명 가수와 인기 아이돌 무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이죠.

올해도 싸이, 키키, 다이나믹 듀오, 아일릿 등 인기 가수들이 대학 축제 무대에 대거 오르며 화제를 모았어요.

하지만 화려한 무대와 경기 열기 뒤로는 새로운 고민도 커지고 있어요. 공연을 보기 위해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가수 팬들까지 한꺼번에 몰리면서 캠퍼스 곳곳이 극심한 혼잡을 겪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과정에서 정작 학교 학생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과도한 인파 속에서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좌석 수는 한정돼 있는데 보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에요.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일부 사람들은 티켓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웃돈을 붙여 다시 판매하고 있어요.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가보다 몇 배나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것이죠.

실제로 5월 넷째주 엑스(X)에서는 “○○대학교 여자 학생증 대여합니다”, “○○대 축제 신분증 맞교환·졸업증명서 입장 도움”과 같은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어요. 돈을 받고 학교 점퍼인 ‘과잠’을 함께 빌려주거나, 신분 확인 과정에서 받을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는 거래도 이뤄지고 있었죠.

이 같은 행동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타인의 신분증을 빌려 사용할 경우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학생증을 이용해 재학생인 것처럼 속여 입장하는 행위 역시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X(옛 트위터)에 학생증 양도글이 게재돼 있다. 사진 출처 = X

X(옛 트위터)에 학생증 양도글이 게재돼 있다. 사진 출처 = X

암표 거래가 비판받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비싸서만은 아닙니다. 공연이나 스포츠 행사는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져요. 가수와 선수, 제작진, 운영 인력까지 오랜 시간 준비해 만든 결과물인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사람이 중간에서 큰 이익을 가져가는 셈이기 때문이에요.

대학들도 새로운 해결책을 찾고 있어요. 대표적인 방법이 사전 티케팅 제도예요.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2025학년도부터 축제 무대 입장을 위한 온라인 사전 티케팅을 시행했고, 이화여대 역시 지난해부터 선착순 모바일 예매 방식을 도입해 밤샘 대기를 줄이고 학생들의 편의를 높였습니다.

국회는 지난 1월 새로운 ‘암표 근절법’을 통과시켰어요.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오는 8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새 법의 핵심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한 방식으로 표를 구매하거나, 반복적으로 웃돈을 붙여 되파는 행위를 금지했다는 점이에요.

처벌 수위도 크게 높아졌어요. 부정 판매를 한 사람에게는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불법으로 얻은 수익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암표 거래를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새롭게 도입됐어요.

해외에서도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한 규제가 꾸준히 강화돼 왔어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는 이른바 ‘테일러 스위프트 법’이 화제가 됐는데요. 이 법은 티켓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판매 가능한 티켓 수량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김덕식 기자·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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